<시 감상>나무의 수사학 / 손택수
나무의 수사학 손택수 꽃이 피었다. 도시가 나무에게 반어법을 가르친 것이다 이 도시의 이주민이 된 뒤부터 속마음을 곧이곧대로 드러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나도 곧 깨닫게 되었지만 살아 있자, 악착같이 들뜬 뿌리라도 내리자 속마음을 감추는 대신 비트는 법을 익히게 된 서른몇 이후부터 나무는 나의 스승 그가 견딜 수 없는 건 꽃향기 따라 나비와 벌이 붕붕거린다는 것, 내성이 생긴 이파리를 벌레들이 변함없이 아삭아삭 뜯어 먹는다는 것 도로변 시끄러운 가로등 곁에서 허구한 날 신경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며 피어나는 꽃 참을 수 없다 나무는, 알고 보면 치욕으로 푸르다 ### 손택수 시인의 「나무의 수사학1」을 읽고 있으면 이 도시적인 삶을 통해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삶의 방식을 궁구하게 합니다. 시골 자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