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에 서서 / 홍해리 가을 들녘에 서서 / 홍해리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10.05
가을날 / 릴케 가을날 / 릴케 주여,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주옵소서. 마지막 열매를 알차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녘의 빛을 주시어 무르익도록 재촉하시고 마지막 단맛이 무거워져가는 포도에 스미게 하소서. 지금 ..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10.01
행복 / 도지민 행복 도지민 잠에서 깨어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런 한 사람 내게 있음이 조용한 산 길 끝없이 함께 걸으며 내 얘기 귀담아 들어주는 그런 한 사람 내게 있음이 비바람 불고 안개 자욱한 날 아늑한 토담집에서 녹차 한 잔만으로도 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그런 한 사람 내게 있음이 ..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9.22
용기를 주는 시 / 용혜원 용기를 주는 시 용혜원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며 살게 하소서 온갖 시름과 걱정에서 벗어나 마음을 잘 조절하여 정돈된 삶을 살게 하소서 불만의 커튼을 내려 남을 비난하기를 일삼으며 늘 불안 속에 살지 말게 해주시고 마음에 평안이 가득하여 즐거움 속에 살게 하소..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7.13
비 오는 날의 일기 / 이해인 비 오는 날의 일기 이해인 너무 목이 말라 죽어가던 우리의 산하 부스럼 난 논바닥에 부활의 아침처럼 오늘은 하얀 비가 내리네. 어떠한 음악보다 아름다운 소리로 산에 들에 가슴에 꽂히는 비 얇디얇은 옷을 입어 부끄러워하는 단비 차갑지만 사랑스런 그 뺨에 입 맞추고 싶네. 우리도 ..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7.08
7월의 시 / 이해인 7월의 시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7.01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6.17
어느 날의 커피 / 이해인 어느 날의 커피 이해인 어느 날 혼자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허무해지고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고 눈물이 쏟아지는데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데 만날 사람이 없다. 주위에는 항상 친구들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날 이런마음 들어줄 사람을 생각하니 수첩에 적힌 이름..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6.04
6월의 숲에는 / 이해인 6월의 숲에는 이해인 초록의 희망을 이고 숲으로 들어가면 뻐꾹새 새 모습은 아니 보이고 노래 먼저 들려오네 아카시아꽃 꽃 모습은 아니 보이고 향기 먼저 날아오네 나의 사랑도 그렇게 모습은 아니 보이고 늘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네 눈부신 초록의 노래처럼 향기처럼 나도 새로이 태..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6.02
장미 한 송이 / 용혜원 장미 한 송이 용혜원 장미 한 송이 드릴 님이 있으면 행복하겠습니다 화원에 가득한 꽃 수많은 사람이 무심코 오가지만 내 마음은 꽃 가까이 그리운 사람을 찾습니다 무심한 사람들 속에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장미 한 다발이 아닐지라도 장미 한 송이 사들고 찾아갈 ..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