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소리없이 / 전승기 비는 소리없이 / 전승기 비는 소리없이 바짝마른 땅 속의 생명을 두드린다 비는 소리없이 벌거벗은 나뭇가지의 꽃눈을 두드린다 비는 소리없이 작디작은 별꽃의 꽃잎을 두드린다 비는 소리없이 어서오라 속삭이며 봄 길을 두드린다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3.18
그 사람 '그 사람' 누구나 마음에 품고 사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다. 피붙이나 친구의 개념과는 차원이 다르다. 마음으로 통하는 동지, 사숙하는 스승, 요즘 말로 멘토 같은 인물이라고 할까. 아무튼 이런 사람 하나쯤 가슴에 품고 살면 삶이 여유롭고 훈훈하다. - 채현국, 정운현의《쓴맛이 사는 ..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3.16
봄 편지 / 이해인 봄 편지 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 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둣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3.13
봄 아침 / 이해인 봄 아침 이해인 창틈으로 쏟아진 천상의 햇살의 눈부신 색실 타래 하얀 손 위에 무지개로 흔들릴 때 눈물로 빚어 내는 영혼의 맑은 가락 바람에 헝클어진 빛의 올을 정성껏 빗질하는 당신의 손이 노을을 쓸어 내는 아침입니다. 초라해도 봄이 오는 나의 안뜰에 당신을 모시면 기쁨 터뜨리..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3.09
꽃샘추위 / 정연복 꽃샘 추위 정연복 이별은 쉽게 허락되지 않는 것 겨울 끝자락의 꽃샘추위를 보라 봄기운에 떠밀려 총총히 떠나가면서도 겨울은 아련히 여운을 남긴다 어디 겨울뿐이랴 지금 너의 마음을 고요히 들여다 보라 바람 같은 세월에 수많은 계절이 흘렀어도 언젠가 네 곁을 떠난 옛 사랑의 추억..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3.06
보름달에게 / 이해인 정월 대보름을 맞이하여 이해인님의 시를 음미해 봅니다... 보름달에게 이해인 당신이 있어 추운 날에도 따뜻했고 바람 부는 날에도 중심을 잡았습니다. 슬픔 중에도 웃을 수 있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각이 진 내가 당신을 닮으려고 노력한 세월의 선물로 나도 이제 보름달이 되었네요. .. 시 소설 행간 모음 2015.03.05
늦가을 뜨락 - 장성우 늦가을 뜨락 장성우 바스락거리는 인도[人道]의 알알이 은행 나뭇잎 숨어서 찬비 맞으며 젖은 가을 가는 게 서러워 우네요 잎 흩는 바람 콘크리트 물들이며 추억으로 사색하는 찬 거리 그리움 보듬으며 벌레 먹은 낙엽 곡선 낙하하는데 찬이슬 만추 반나목[半裸木] 풍요로운 추수 마음 우.. 시 소설 행간 모음 2014.11.24
11월의 나무 - 김경숙 11월의 나무 김경숙 가진 것 없지만 둥지 하나 품고 바람 앞에 홀로서서 혹독한 추위가 엄습해도 이겨낼 수 있는 튼튼한 뿌리 있어 비워낸 시린 가지 천상 향해 높이 들고 흩어진 낙엽 위에 나이테를 키우는 11월의 나무 시 소설 행간 모음 2014.11.20
<행간보기>소수의견 - 손아람 소수의견 저자 : 손아람 (2014. 11. 5 - 11. 12) 손아람의 소설 <소수의견>은 2009년 경찰이 용산구의 재개발사업 부지를 점거한 지역의 세입자들을 진압한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그 결과 6명이 사망하고 세입자들은 기소되고 실형을 선고 받은 사건이다. 지금도 무분별한 삽질과 망치질이 .. 시 소설 행간 모음 2014.11.12
국화 앞에서 - 김재진 국화 앞에서 김재진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귀밑에 아직 솜털 보송보송하거나 인생을 살았어도 헛 살아버린 마음에 낀 비계 덜어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사람이라도 다 같은 사람이 아니듯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눈부신 젊음 지나 한참을 더 .. 시 소설 행간 모음 201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