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시 소설 행간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에는 /목필균 (0) | 2016.04.21 |
---|---|
라일락 / 정두리 (0) | 2016.04.20 |
봄 (0) | 2016.04.18 |
신록 예찬 / 손병흔 (0) | 2016.04.18 |
봄비 / 이계윤 (0) | 2016.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