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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설 행간 모음

가을이 떠나려합니다 / 이병한

전승기 2015. 11. 23. 13:02

 



 

가을이 떠나려합니다 / 이병한



이젠 가을이
떠날 준비를 하는 것 같군요
아쉽다고 붙잡을 수는 없겠죠
언제나 아쉬움을 조금
남겨두는 것이 좋은 지도 모릅니다

지금 가을을 잡아둔다면
열매 없는 쓸쓸한 가을이 될 것입니다

이 가을이 가고
매서운 추위가 와야만
모든 나무들은 동면에 들어갑니다

이른봄에
따듯한 햇살이
깨울 때까지 잠을 자야만
싱싱한 새싹을 내게 되지요

나무들은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때를 알고
때에 맞게 옷을 입기도 하고
열매를 맺기도 하고
옷을 벗기도 하고 잠을 자기도 합니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통해서
무엇인가 말하려는 것 같습니다

인생에게도 사계절이 있는데
때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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