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고 행복한 하루

시 소설 행간 모음

봄 편지 / 이해인

전승기 2016. 4. 6. 08:27



봄 편지


                                             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 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둣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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