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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섬진강을 품은 추억으로 여행- 전남 곡성 기차마을

전승기 2014. 11. 23. 14:33

 

전남 곡성 기차마을 여행

 

 

전주에서 곡성가는 기차를 탔다.

모처럼 만에 기차여행은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산타로사...

오랫만에 만나 기차안에서 창가로 스며든

멀어져가는 가을을 보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가을걷이가 끝난 들녘은 베품을 다한 채

쓸쓸한 모습으로 다가왔지만

한 겨울의 휴식으로 새로운 봄에 선보일

희망을 품고 있었다.

 

전주역에서 곡성역까지 50여분 거리로

생각보다 가까웠다.

이야기에 너무 빠져 하마터면 곡성역을 지나칠뻔했다.

 

곡성역에서 생각지도 못한 옛 동료를 만나

홍어회 한 접시를 횡재한 일이 벌어지고

 

곡성시내에서 한우로 맛있게 점심을 먹고

기차마을로 향했다.

가로수길이 유별나다.

몇 십년생 상수리 나무를 심어

이 가을을 물들여 놓았다.

 

 

 

 

상수리나무 가로숫길을 따라 뚝방 철길에는

객차를 개량해 음식점과 휴식공간을 만들어

여행객을 유혹한다. 

 

 

 

 

 

 

 

 

 

 

 

 

옛 곡성역...

옛 곡성역을 지난 철길은 섬진강따라 구비구비

가까웠다 멀어졌다 했던 곡선의 철길이었다.

 

현재의 곡성역을 만들면서

곡선의 여유를 빼버린

빠름의 직선 철길로 바뀌면서

옛 곡성역을 이용한 지자체의 창의적인 생각으로

기차마을이 탄생한 것 같다.

 

 

 

 

옛 곡성역에는 다양한 옛날의 기차를 전시해 놨다.

옛 특급열차.. 옛날 완행열차의 객차 차량..증기기관차..

 

 

 

 

어린시절 완행열차 타고 서울가면서

서대전역에서 잠시 기차 대기시간에 

막국수를 꾸역꾸역 먹었던 추억...

 

열차표를 끊지 않고 차장의 눈을 피해다며

도둑열차를 타고 역의 개구멍으로 들락거렸던 추억...

 

기차가 지나갈 때 쯤이면 철로위에 못을 올려놓고 기다렸다

납작하게 만들어 진 못으로 칼을 만들었던 추억...

 

대학시절 완행열차 타고 통학하던 시절들..

 

구겨진 채 수북히 먼지가 쌓인 오래된 기억들이

하나 둘 기찻길 위에 펼쳐진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모임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의 체험학습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기차마을 완행열차에

몸을 싣고 섬진강변을 누빈다.

 

 

 

 

곡성역에서 출발하여 30여분 달리면 가정역에 도착한다.

추억의 기차여행은 여기까지 왔다

30분후에 다시 곡성역으로 되돌아가는 여정이다.

 

 

 

 

 

되돌아갈 30여분의 시간에 섬진강 숨결을 느껴본다.

옛 다리 밑으로 여울져 흐르는 강물

소리를 죽이며 흐르던 강물이

흰 포말을 일으키며

섬진강이 살아있음을 알린다.

 

 

 

 

 

 

 

 

섬짐강에는 은어와 참게가 많다.

오염이 안 된 깨끗한 강이기에

다양한 어류가 많이 살고 있다.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니

학창시절 압록으로 친구들과 천렵나와

은어며 피라미를 잡던 기억이 새롭고...

지금은 저 넘어의 삶을 살고 계신 어버지와 함께

남원 요천에서 낚시했던 어린시절 추억들이

흐르는 강물과 함께 소리없이

가슴을 적셔온다.

 

 

 

 

 

 

 

 

 

 

 

 

 

 

계획은 레일바이크를 탈 예정이었으나

시간을 잘못 알아 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미니 레일바이크로

여유를 부리며 타 보았다.

 

 

 

 

 

 

 

 

 

 

 

 

 

 

 

곡성 기차마을도 가을은 가고 있었다.

화려한 단풍은 색을 잃고

여름날 담장을 시원스럽게 감싸안은

담쟁이도 돋아난 실핏줄처럼 줄기만 남기고

풍성하고 아름답게 꽃을 피운 수국도

색이 바랜 채로 가을을 지키고 있었다.

 

 

 

 

 

 

 

 

 

곡성을 찾은 이번 가을 여행은

옛 추억을 되새기면서

꺼져가는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면서

사람사는 정을 느끼면서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가을길 

                       / 이해인

 

바람이 지나가다
내 마음의 창문을
살짝 흔드는 가을길
탱자. 시냇물. 어머니
 
그리운 단어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잠시 멈추어 선 가을길
 
푸른 하늘을 안으면
나의 사랑이 넓어지고
겸손한 땅을 밟으면
나의 꿈이 단단해져요.
 
이제 내 마음에도
서늘한 길 하나 낼거에요.
쓸쓸한 사람들을 잘 돌보는
나무 한 그루 키우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