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성주산 자연휴양림
2014. 11. 1
성주산 자연휴양림을 다녀왔습니다..
가을 단풍의 절정이었어요.
아름다운 시와 함께 감상해 봅니다.
가을 사랑
-도종환 -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읍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읍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가을 시 겨울 사랑
- 전재승 -
가을엔 시를 쓰고 싶다
낡은 만년필에서 흘러
나오는
잉크빛 보다
진하게
사랑의
오색 밀어(密語)들을
수 놓으며
밤마다 너를 위하여
한 잔의 따뜻한 커피같은
詩를
밤새도록 쓰고 싶다
가을날
-김현성-
가을 햇살이 좋은 오후
내 사랑은 한때 여름 햇살 같았던 날이 있었네
푸르던 날이 물드는 날
나는 붉은물이 든 잎사귀가 되어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지
그대 오는 길목에서
불 붙은 산이 되어야지
그래서 다 타 버릴 때까지
햇살이 걷는 오후를 살아야지
그렇게 맹세하던 날들이 있었네
그런 맹세만으로
나는 가을 노을이 되었네
그 노을이 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않았네
가을엔
- 추경희-
시간이 가랑잎에 묻어와
조석으로 여물어 갈 때
앞 내 물소리
조약돌에 섞여
가을소리로 흘러 내리면
들릴 듯 말 듯
낮익은 벌레소리
가슴에 머문다.
하루가 달 속에서 등을 켜면
한 페이지 그림을 접 듯
요란 했던 한 해가
정원 가득 하늘이 좁다.
가을의 시
-김초혜-
묵은 그리움이 나를 흔든다.
망망하게 허둥대던 세월이 다가선다
적막에 길들이니
안보이던 내가 보이고
마음까지도 가릴수 있는
무상이 나부낀다.
가을에 아름다운 것들
-정유찬-
가을엔..
너른 들판을 가로 질러
노을지는 곳으로..
어둠이 오기 전까지
천천히 걸어 보리라..
아무도 오지 않는
그늘진 구석 벤치에
어둠이 오고 가로등이 켜지면..
그리움과 서러움이
노랗게 밀려 오기도 하고..
단풍이
산기슭을 물들이면..
붉어진 가슴은
쿵쿵 소리를 내며
고독 같은 설렘이 번지겠지..
아.. 가을이여.. !
낙엽이 쏟아지고 철새가 떠나며
슬픈 허전함이 가득한 계절일지라도..
네게서 묻어오는 느낌은
온통 아름다운 것들뿐이네................
가을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까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 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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