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배의 아픔을 간직한 일본식 사찰 - 군산 동국사
2014. 10. 7(화)
동국사는
전북 군산시 월명동에 위치한
한일합방의 치욕적인 근대문화유산으로 남아있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일본식 절이다.
동국사는
우리나라 개화기와 근현대사의 역사를
증명하는 건축물로써
식민지배 아품을 확인할 수 있는
교육자료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동국사는 한일합방 1년 전
1909년 6월 일본 조동종 승려 우찌다 스님이
일조통에서 금강선사란 이름으로 표교소로 개창하고
옮겨와 대웅전과 요사채를 신축하였단다.
1945년 해방을 맞아 정부로 이관되었다가
1955년 불교재북교당에서 인수하고
당시 전북종무원장 김남곡 스님이 동국사로 개명하고,
1970년 대한불교조계종 24교구 선운사에 증여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단다.
우리나라의 사찰은 대웅전에 이를려면
일주문과 천왕문을 거쳐야 갈 수 는데 비해
동국사에는 일주문과 4대천왕문이 없다.
대웅전과 요사채만 단촐하게 있을 뿐이다.
대웅전과 요사채를 연결하는 통로
요사체는 몸채를 퇴간으로 둘러싸는 일본 전통양식이고
복도를 통해 법당과 요사가 연결되어 있다.
사용된 목재는 모두 일본산 쓰기목이란다.
지붕 밑에 또다른 처마를 달아놓아 2층 집처럼 보인다.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5칸 정방형 단층팔자지붕 홑처마 형식의
에도시대 건축양식으로 외관이 화려하지 않으며 소박한 느낌을 준다.
지붕 몰매는 75도의 급경사를 이루고,
건물 외벽에 미서기문이 많으며,
용마루는 일직선으로 전통한옥과는 대조를 이룬다.
동국사 대웅전은 개항 후 일본인과 함께 들어온
일본 조동종 사찰인 금강사의 불전으로 건립하였으나,
광복후 조계종 사찰 동국사로 변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단다.
대웅전과 승려들이 거처하는 요사채는 복도로 연결되어 있고,
지붕 물매는 급경사를 이루며,
건물 외벽에 미서기 문이 설치되어 있는 등
일본 사찰 건축양식을 따르고 있다.
월명산 바로 밑에 있는동국사
절집 뒤로는 왕대나무가 켜켜히 감싸고 있다.
일본 사찰 문은 대부분이 미서기 문이 특징이다.
미서기문은 방문 두 짝을 한편으로 밀어 겹쳐서 여닫는 문으로 미서기라고도 한다.
구조적으로는 미닫이문과 거의 비슷한 형식이지만,
문이 2짝이나 3짝 또는 4짝으로, 여닫을 때
한편으로 겹치도록 홈을 2줄 또는 3줄로 하여
문 1짝을 다른 짝 옆에 밀어 붙이게 되어 있다.
미닫이는 문 전체를 열 수 있으나
미세기는 반만 열릴 수 있게 되어 있으며,
3짝일 경우에는 1/3만 열리게 되어 있다.
장지문이면 홈을 내고, 문이 무거우면 레일을 댄다.
이러한 형식은 미닫이와 마찬가지로
실내 공간이 방해되지 않는 이점이 있다.
범종각과 동종
범종각은 범종과 같은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직사각형의 팔작지붕의 전통적인 일본식 범종각이다.
동종은 1919년 일본 경도에서 다카사키 장인에 의해 주조되어
동국사에 봉안 되었다.
종 상부에는 잡음을 없애주는 음관(음통)이 없는 대신
땅을 파고 큰 항아리를 묻어
위에서 내려오는 종소리를 반사시킴으로서
새로운 진동음을 만들어 내는 음통이 있고,
유곽이 없는 유두만 108개를 배치하여
백팔번뇌를 상징하고 있다.
종을 천정에 고정하는 용뉴는
일체쌍두형으로 구부려서 배치하였으며
종신에는 비천상을 배치하지 않고
종복에 보상연화문 당좌(종치는 부분)2개와
가로 세로 띠 모양으로 한 문양대를 양각으로 장식하였다.
여백에는 범종 제작을 도운 시주자 명단, 금강사 창건 내력,
일본천황을 칭송하는 싯구가 적혀있어
한일합병 시기의 우리 아픈 역사를
이 범종에서 잘 읽을 수 있었다.
금강사라는 표지석이 동종 앞에 남아있고
일본글은 정으로 지워져 있었다.
일본 동종사의 그림이 세겨져 있고
이 그림은 대웅전 옆 처마에도 세겨져 있다.
범종각 주위의 화강암 석불상은
관세음보살 삼십이응신 33기와
각 띠별 수본존 보살 8기로 1917년 조성되었다.
천수천안 관세음 보살은 중생 교화를 위해
근거에 따라 32가지의 다른 모습을 보인다.
동종 맨 앞에 아기를 안고 서 있는 석불상이
지안관세음으로 자년생(쥐) 수본존
허공장생보살은 축, 인생년(소, 범),
문수보살은 모생년(토끼),
보현보살은 진,사생년(용, 뱀)
대세지보살은 오생년(말),
대일여래는 미, 신생년(양, 잔나비)
부동존여래는 유생년 (닭),
아미타불은 술, 해생년(개, 돼지)에
태어난 사람을 보호해 준다고 믿는 신앙이다.
밀교적 성격이 강한 이러한 일본인의 자안관음 신앙을
유일하게 남아있는 일본식 사찰 동국사에서만 느낄 수 있었다.
법당과 요사채 통로는 전통적인 일본식 건축양식이다.
미닫이 문과 다다미방을 개조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법당안 한 켠에는
일제시대에 사용했던 생활용품과
군산지역에서 일본인들이 사용한 물건.
구마모토 농장 운영 등
일본인들이 착취한 흔적을 전시해 놓았다.
어린시절 맛있게 먹었던 아이스케끼 통.
이 통을 보니 빈병, 장작 등을 가져다 주고
아이스케끼 1개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법당 내부가 일부 변형되었지만 대체로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 우리 선조들에게 아품을 주고
식량을 수탈해온 현장에서
인본인의 안위를 빌어주고 기원하던 금강사..
지금은 조계종 소속 동국사로 탈바꿈하였지만
식민 지배의 아픔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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