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갖 고생과 속상한 일이 있어도 묵묵히 참아
내기만 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문뜩 생각나는 시.
시 암송 ~~ " 아흔 세번째 "
심순덕 님의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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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1960~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 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줄만...
한밤 중 자다깨어 방 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느낌 한마디 ■
♤유복한 가정에서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시인은 31세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리움에
사무쳐 시를 쓰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는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희생,
자식의 뒤늦은 깨달음과 죄책감, 가족에 대한
무관심에 대한 반성을 담고 있다.
이 시를 읽으면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부모님의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특히 어머니의 희생을
뒤늦게 깨닫는 화자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겹치며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세상엔 여자가 있고 엄마가 있다.
여자가 아닌 엄마가 있다. 대저 서로 아픈 곳이
같으면 기교가 필요없는 법이다.
그냥 툭툭 건드리기만 해도 아프기 때문이다.
추운 날일수록 아무런 조건없이 무한 긍정으로
존재를 끌어안던 그 품이 그리워진다.
노동과 슬픔을 묵묵히 견디며 나를 여기까지
밀어 올려준 희생자.
꽃잎 아래, 마른 대궁같이 가만히 버텨낸,
신성(神性)의 그 여인.
엄마도 사람이라는 것을 재발견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리는가.
그래서 뒤늦게 돌아보면 없는,
눈물의 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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