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과 상실, 아름다움의 덧없음을 섬세하게
표현한 시
시 암송 ~~"마흔 아홉번째"
김영랑 님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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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1903~1950)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5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느낌 한마디 ■
♤이 시는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절정의 순간이
영원하지 않음을 말한다. 그렇기에 그러한 순간
들은 더 찬란하며, 그래서 더 슬픈 것이다.
모란은 피어날 때 화려하지만 곧 져버리므로,
그 시기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주제 :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림
♤내용
1~2행 : 모란의 개화를 기다림
3~4행 : 모란이 질 때의 슬픔
5~10행 : 모란이 지고 난 후 상실감과 슬픔
11~12행 : 모란의 개화를 기다림
♤시구의 상징적 의미
~"모란"은 절정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화자가
이상으로 바라보는 어떤 대상, 순간을 비유한다.
이 모란은 피는 순간 찬란하지만, 그 순간이 너무
짧고 곧 떨어지기에 아쉬움이 깊게 남는다
즉, 모란은 실현된 희망이자, 동시에 곧 사라질
무상한 기쁨의 상징이다.
~"찬란한 슬픔의 봄" (역설법)
모란이 피는 기쁨과 모란이 지는 슬픔이 복합되어
있는 상황.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가장 슬픈 순간
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다림과 상실
화자는 모란이 피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희망에 차
있다. 하지만 그 꽃이 피고 나서 너무 빨리 지고
마는 순간, 한해 전체를 허무하게 느낄 만큼 큰
상실을 경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자는 또 기다리겠다고 다짐
한다. 그 기다림엔 아쉬움이 남아있지만, 동시에
희망도 담겨있다.
♤아름다움과 덧없음(이상과 현실)
현실은 항상 아름다움의 절정에 도달할 수 없고
설혹 도달해도 곧 사라진다.
이 시는 이상(절대적 미에 대한 동경과 실현)과
그 현실(그 소멸과 결핍)을 반복하며, 그 사이에서
불멸의 기다림, 즉 '삶 그 자체'의 본령을 예술적을
승화시켰다.
♤화자는 모란을 기다리는 희망과 그것이 사라
졌을때 느끼는 상실감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모란이 피고 지는 순간에 따라 삶의 보람과 슬픔이
결정되는 운명적 인식을 나타내며,
결국 이 기다림과 좌절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숙명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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