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고 행복한 하루

시 소설 행간 모음

시 암송 <8> 수선화에게 / 정호승

전승기 2025. 7. 26. 21:52

수선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물의 신 케피소스와 님프
레리오페의 아들인 ‘나르시스’는 물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의 아름다움에 홀려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결국 물에 빠져 죽어서 수선화로 피어
났다는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완성된 시

시 암송 여덟번째 ~~
정호승 님의  " 수선화에게 "


###

수선화에게  /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에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 느낌 한마디 ■

이 시는 외로움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회피하기
보다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증표로 받아들이자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외로움을 살아있는 증거, 나아가 인간됨의 증거로
바라본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외로움이라는 것은 근원적으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숙명적인 것으로 "하느님"조차 이 외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은 역으로 외로움에 떨고 있는 모든 이를
위로하는 말로 외로움은 그 누구에게나 있기에
그것은 슬픔이 아니라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이 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내고 있다.
외로움을 부정하거나 억누르기보다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