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비자림로 사려니 숲길에 들어서면
도종환 시인님의 "사려니 숲길" 시비가
세워져 있다.
사려니 숲길을 서너번은 가 봤는데
이번 유월에 가서야 시비를 꼼꼼히 읽어 보았다.
시 암송 여섯번째~~
도종환 님의 "사려니 숲길 "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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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 숲길 / 도종환
어제도 사막 모래언덕을 넘었구나 싶은 날
내 말을 가만히 웃으며 들어주는 이와
오래 걷고 싶은 길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보다 다섯 배 열 배나 큰 나무들이
몇 시간씩 우리를 가려주는 길
종처럼 생긴 때죽나무 꽃들이
오리 십리 줄지어 서서
조그맣고 짙은 향기의 종소리를 울리는 길
이제 그만 초록으로 돌아오라고
우리를 부르는 산길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것들을 주체하기 어려운 날
마음도 건천이 된 지 오래인 날
쏟아진 빗줄기가 순식간에 천미천 같은 개울을 이루고
우리도 환호작약하며 물줄기를 따라가는 길
나도 그대도 단풍 드는 날 오리라는 걸
받아들이게 하는 가을 서어나무 길
길을 끊어놓은 폭설이
오늘 하루의 속도를 늦추게 해준 걸
고맙게 받아들인 삼나무 숲길
문득 짐을 싸서 그곳으로 가고 싶은
길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한라산 중산간
신역(神域)으로 뻗어 있는 사려니 숲길 같은
■ 느낌 한마디 ■
시 내용을 훑어보니 사려니 숲의 사계절을
적절하게 표현해 놓은 시로 마음에 와 닿았다.
제주도를 자주 들락거린지가 벌써 삼년째로
올레길도 완주해서 완주 인증서를 받았고,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시로 "사려니 숲길"
정도는 하나 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막상 외울려다 보니 너무 길었다.
내가 이 시를 외울 수 있을까?
시를 외워본것은 중고등학교 학창시절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것도 육십 중반의 나이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실에서 산책하면서
반복해서 흥얼거리다 보니 완벽히 암기하여
이제는 애창시가 되었다.
사려니 숲길을 걸으면서 낭송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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