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사량도 지리산
일시 : 2018. 3. 3.
코스 : 내지 - 금복개 - 지리산 - 불모산 - 가마봉 - 옥녀봉 - 대항
거리 : 8km (5시간)
통영시에 속하는 사량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며, 약 1.5㎞ 의 거리를 두고
윗섬과 아랫섬, 수우도의 세 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 초 윗섬은 상박도(上樸島), 아랫섬은 하박도
(下樸島)라 했고 두 섬 사이를 흐르는 물길이
긴 뱀처럼 구불구불 굽었다고 하여
사량도(蛇梁島)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뱀이라면 좀 과장된 것 같고, 널찍한 강 같은 풍모다.
사량도를 가는 방법은 통영에서도 갈수 있지만
삼천포여객선터미널에서 사량도로 입도 하였다.
삼천포 여객선터미널 어시장에는 경매로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있었다.
푸른 바다와 갈매기의 낭만을 즐길 만한,
그러나 너무 길어 멀미가 날 정도는 아닌
40여 분간의 뱃길 여행이 양념으로 보태어져
사량도 지리산행은 더욱 맛깔스럽다.
윗섬에는 육지의 산에 비해 높이나 규모는 작지만
산행코스나 암릉미에 있어서는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지리망산, 일명 '사량도 지리산' 이 솟아있다.
옛날에는 돈지리를 기점으로 출발하였으나
요즈음 내지에서 출발하여 지리산(398m),
불모산(400m)을 거쳐 옥녀봉(303m)로 이어지는
종주코스로 빼어난 암릉과 바위 봉우리들로 인해
많은 등산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내지항에서 출발하여 포장도로를 따라 반시계방향으로
10여분 걷다보면 수많은 산악회 띠지가 보인다.
금북개....
등산로 입구다..
처음부터 급경사다.
두툼한 외부가 부담스럽다.
아직 햇빛은 나지 않았지만 외투를 벗지 않을 수가 없다.
조금 올라오니 조망이 트이기 시작한다.
내지항이 내려다 보인다.
서쪽으로 구름에 떠있는 것처럼
농가도와 수우도가 내려보인다.
사량도는 윗섬이라 부른다.
윗섬 둘레길이 뱀의 궤적처럼 보인다.
삼일절날 동아리에서 자전거로 둘레길 라이딩을
계획하고 왔었으나 풍랑주위보로 배가 뜨지 않아
오지 못했던 길이다.
조금 더 올라오니 조망이 트이면서
구름이 차차 엷어진다.
가까이는 내지항부터 멀리는 고성군에 속하는
삼천포 지역이 섬처럼 보인다.
소나무숲 능선을 거슬러 오른 지 오래지 않아
암릉 위로 나서며 한려수도 푸른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
금북개와 돈지의 갈림길....
금북개에서 지리산까지는 바위 사이로
비켜가는 오르막길이다.
사량도 지리산 길은 대부분 바윗길인데 방심하면
안 될 만큼 위험하고, 크게 위험한 곳은 밧줄이나
급경사 계단이 설치돼 있다.
돈지항이 평화롭게 보이고
멀리 보이는 섬들이 수묵화의 한 장면을
옮겨 놓은 것 같다.
지리산에 올랐다. 지리망산 해발 398.7m
숫자상으로는 낮게 보이나 해발로 치면 순수히
이 높이를 오른 셈이다.
‘지리산은 돈지리(敦池里)의 돈지(敦池)마을과
내지(內池)마을의 경계에 있는 산이라 하여
두 마을의 지명 중 공통된 음절인
지리(池里)를 딴 이름으로 사료된다’고 한다.
여기서 멀리 내륙의 명산 지리산(智異山)이 바라뵈는
산이라 하여 지리망산(智異望山), 혹은 지리산이라
했다는 설은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능선길은 우뚝한 암봉에서 암봉으로 길이 이어지기에
이쪽에서 저쪽을 보든, 저쪽에서 이쪽을 보든
모두가 <그림>이다.
두발로는 어렵고 네발로 기어 오른다.
다행이 바위가 뽀족하여 미그러짐은 없으나
조심! 조심해야한다.
이 사량도 지리산의 바위 면은 물고기 주둥이마냥
삐죽한 것들이 촘촘히 솟아 있어,
풍치에만 마음을 빼앗겼다가는 자칫 발길이
걸려 넘어지며 큰일을 당할 수 있다.
이 산에서 길을 어떻게 잃어버릴 수 있을까.
양쪽이 급경사 벼랑이니 오로지 외길이다.
하지만, 짤막하게 갈라졌다가 다시 만나곤 하는
우회로는 무수히 많다.
간혹은 벼랑으로 앞이 막히기도 하는데,
그런 데서는 지체 없이 발길을 되돌려 편한 길을 택하면 된다.
촛대봉 지나서도 한동안 숲이더니 전주 모악산처럼
장사꾼이 좌판을 벌이고 캔맥주 하나에 3,000원을 받고
있는 안부 지나 저 앞으로 불모산(달바위)이 뵈며
본격 암릉길이 다시 시작된다.
지리산보다 단 2m 더 높아서 사량도 최고봉이 된,
<달바위> 해발 400m...
검은 표지석이 앉은 달바위봉에 올라서자
긴긴 암릉이 이리저리 몸을 뒤틀며 바다를 향해
길게 내리뻗었다.
그 너머로 모판처럼 반듯한 양식장과 포구를 감싸 안은 방파제,
길게 물거품을 일으키며 감아 도는 어선들로
한려수도 바다풍경은 더욱 풍요롭다.
가마봉 너머 완경사면 끝에는 좌우로 긴 난간이 설치돼 있고,
그 가운데 능선을 따라 가파르기 그지없는 철계단이 가설돼 있다.
좌우로는 아찔한 벼랑이다.
벼랑 너머는 푸른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풍경...
이 풍경이 취해서는 곤란하다..
정신을 바짝차려야 한다.
저 아래 대항포구의 둥근 해안선이 아름답다.
대항포구를 당겨본다.
가마봉 전 급경사 암벽에 다다른 사람들은 다시 흥분한다.
바위 계단길이 위태로워 보인다.
밧줄까지 걸쳐진 암벽면을 오르는 이 짜릿한
스릴이 너무도 재미있는 사량도 코스다...
오른쪽으로 멀리 구름다리가 보인다.
구름다리 뒤쪽이 도로 건너에 있는 고동산....
가마봉 완경사 바위면에서는 저 앞에 또한 달바위봉과
흡사한 우뚝한 암봉이 뵈는데, 그것은 옥녀봉 아닌
향봉(혹은 탄금바위)으로,
사량도 지리산행에서 실질적인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봉이다.
그 봉 정상에서 한 사람씩 차례로 직벽에 가까운 계단을 내려와야 한다.
옥동항이 내려보이는 바다가 아름답다.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구름다리....
아찔한 현기증은 없으나 사람들의 수고로움으로
우리가 이렇게 편한 산행을 하는 게 아닐까....
사량도 지리산 숲길 안내도..
숲길이 아니라 암릉길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옥녀봉...
사량도 지리산행은 이것으로 사실상 끝이다.
암릉과 한려수도 풍광으로 흥분이 삭은
사람들은 이제 차분히 동강이 바라뵈는 바위 둔덕에 앉아
윗섬과 아랫섬을 연결하는 연륙교를 바라보며
하늘과 경계를 섞은 산과 바다에 기나긴 시선을 던진다.
대항 포구로 내려선다.
옥녀봉에서 내려 도로에 안착했다.
이동식 커피판매점도 있다.
대항 항구에서 바라본 구름다리
대항 포구....
모처럼 맑고 푸른 날
사랑하는 각시와 함께
아름다운 산행을 마쳤다..
행복하고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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