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내소사의 겨울나기
2014. 12. 19.
올 겨울은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린다.
엊그제만 해도 대설 주의보에 서해안은
그야말로 설국이다.
이번 주에 워크숍이 있어 내소사를 다녀왔다.
......
능가산 내소사는 국립공원 변산반도 내에 있는
유서깊은 천년 고찰이다.
내소사에는 일주문에서 부터 경내 입구까지 600여m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과 벚나무와 단풍나무 길이 이어져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전라북도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 관음봉(해발433m) 아래에 있는
내소사는 관음봉을 일명 능가산이라고 하는 까닭에
사람들은 '능가산 내소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름 날에는 존재 가치를 느끼지 못했는데
눈이 온 산을 뒤 덮으니
전나무의 푸른 숲이 더욱 짙게 느껴진다.
줄지어 나열된 전나무 숲길..
하얀 눈길에 솟아오른 전나무의 향기가
숲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든다.
내소사 경내에 있는 할머니 당산나무(느티나무)는
수령이 1000년이 넘었다고 하며
일주문 밖의 할아버지 당산나무(수령 700년)와는
부부의 인연을 맺은 나무라고 한다.
겨울의 설경은 이 느티나무를 빼놓을 수 없다.
고목과 고찰이 내린 눈과 어울린 설경은
경내를 더욱 고즈넉하게 분위기를 만든다.
내소사의 전각과 전각 사이에 있는 나무들은
절의 역사와 더불어 고목이 되어간다.
아주 오래된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고목에서 풍기는 나무의 향기와 세월이
사람들을 내소사에 찾아오게 하는 것 같다.
낙엽조차 사라진 앙상한 나무들 사이에서
붉은 빛을 띤 산수유 열매가
흰 눈을 이불 삼아 숨어 있다.
산사의 마당에 손을 타지 않고
가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채
붉디 붉은 모습으로 매달린채
겨울을 나고 있다.
눈은 고드름이 되어 방울 방울
나무를 적시고
산수유는 속으로 애를 태우며
붉은 기운으로
단청을 물들인다.
봄에는 벚꽃이 피고 지며 꽃비가 내리고,
여름날의 푸르름과 가을의 단풍
그리고 겨울날의 설경이
내소사를 떠올리면
전나무 숲과 함께 생각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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