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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생각대로 사는 데 필요한 것

전승기 2014. 11. 20. 14:12

 

생각대로 사는 데 필요한 것


1953년 미국 예일대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20년 후의 목표를 적은 리포트를 제출하라고 했다. 당시 리포트는 성적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어서 대부분 형식적인 답변을 써냈고, 단 3%의 학생들만이 성의 있는 리포트를 제출했다.

그런데 20년 후 결과가 놀라웠다. 예일대에서 당시 졸업생들을 추적 조사해 자신이 써냈던 목표를 실제로 이뤘는지 확인해봤다. 인생목표를 꼼꼼하게 적어냈던 3%가 그 목표를 이룬 것은 물론이고 나머지 97%를 모두 합한 것보다 경제적으로 훨씬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예일대의 실험 결과는 우리에게 아주 단순한 사실을 말해준다. 목표를 가진 사람과 목표가 없는 사람은 전혀 다른 인생의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프랑스 시인이자 사상가인 폴 발레리는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목표가 없는 사람은 현재를 보면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 예측한다. 그래서 평생 현실을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목표가 있는 사람은 미래를 내다보며 지금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계획한다. 그래서 그들은 원하는 미래를 살아간다.

어떤 투자처가 유망하다며 우르르 몰려가는 이른바 '유행 투자'가 극성이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데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거세지는 듯하다. 사실 인간은 자신의 목표보다는 남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더 민감하다. 이는 자신이 선택한 것이 무엇이든 나중에 적절치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후회회피(Regret Aversion)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이런 편견은 잘못된 의사결정 때문에 고통스러운 후회를 하지 않고자 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런 심리 때문에 투자자들은 다른 많은 사람이 투자한 자산에 함께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미래의 후회를 줄이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군중 안에 있으면 설사 그게 잘못된 결정이라고 나중에 판명이 나더라도 상대적으로 편안한 느낌이 든다. 이런 심리적 편견을 극복하는 것은 간단치는 않다. '다시는 속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귀가 솔깃해지기 마련이다.

행동 재무학자들은 이런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선 투자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투자를 권유받았을 때 막연히 금융회사 직원의 말만 듣고 덜컥 투자하기보단 자신의 투자 목표에 적합한지를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인생의 목표처럼 투자 목표가 명확해야 한다.

투자목표를 명확하게 세우는 것은 변화하는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적응하기 위한 핵심열쇠라고 할 수 있다. 투자목표는 투자의 동기를 부여하고 시장 상황에 견딜 수 있는 에너지를 심어준다. 당장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가더라도 멀리 투자목표를 보면서 극복할 수 있다. 수익률이 오르내리는 데에 따른 각종 스트레스나 심적 갈등을 이겨낼 수 있는 탄력성을 갖게 된다. 그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식의 목표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결혼이나 자녀 교육비, 노후 준비와 같이 인생 주기와 관련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실 투자목표는 자산관리에 있어 가장 처음 해야 하는 일이며 모든 과정의 기초가 된다. 명확한 투자목표를 바탕으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투자전략을 짜기 때문에 투자목표를 잘못 잡을 경우 나머지 투자전략은 의미가 없게 된다. 미래가 불안할수록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하다.

이데일리 김기훈 (core8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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