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고 행복한 하루

국토종주 라이딩

섬진강 자전거길 : 전주~ 구례구

전승기 2014. 9. 22. 14:14

 

 

섬진강 자전거길 정기 라이딩

 


 

일 시 : 2014. 9. 21(일) 07:00 - 18:30

코 스 :  용흥중-구이-운암-강진-순창-곡성-구례구-(기차)-전주

이동거리 : 130km

동 행 : 페달질 9월 정기모임, 회원 23명

 

 

 

 

 

 

 

찬란히 빛나던

여름 날의 강렬함도  떠나고

무성했던 잎들의 이야기도

하나 둘 힘을 잃어가는 구월

 

전라도의 산골마을에서 흘러들어 온

섬진강 구비구비 강변길을 따라

구월 두번째

정기 라이딩을 떠난다.

 

 

 

 

 

 

 

 

 

유난히도 높아보이는

가을 하늘

 

가을 속으로

가을 속으로

빠져들어 갑니다.

 

 

 

 

 

운암댐 휴게소에서

가뿐 숨을 진정시키며

서로의 이야기 꽃을

주저리 주저리 피워냅니다.

 

 

 

 

 

32km를 달려 강진에 이르렀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

자전거 타면서 절실하게 느낀다.

 

나 혼자서는 불가능했던 일들도

 함께 한다면 기적을 만들 수도 있다. 

멀고 험난한 인생길,

페달질 회원님들과 

아름다운 동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섬진강은 산골마을 강이다.

여느 강처럼 도심이나 평야를 거치지 않기에

 아직까지 순정 어린 고향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진안군 백운면 데미샘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임실 순창 남원을 적신 뒤

곡성 구례 광양 하동을 지나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섬진강을 노래하는 김용택 시인의 집

대문은 잠겨 있어 인적은 없고

담쟁이 담너머로 기웃 거려본다.

 

시인의 눈에 보이는

섬진강의 아름다움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섬진강  (김용택)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

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

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

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

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

식물도감에도 없는 뜰에

어둠을 끌어다 죽이며

그을린 이마 훤하게

꽃등도 달아준다

.......

 

 

 

 

 

임실과 순창 지역을 흐르는 섬진강길은

김용택 시인의

 ‘눈곱 만큼도 지루하지 않은 길’로

 섬진강 문학길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고

서정미 넘치는

 강변길로 손꼽힌다.

 

 

 

 

푸르디 푸른

가을 하늘을 머리에 이고

지리산 뭉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

섬진강을 따라 내려간다.

 

 

 

 

장구목 현수교에 이른다..

대통령님이 일찍부터 마중나와 반겨줬다.

 

주변에는 기기묘묘하게 움푹 파인 바위들이 일품이다.

특히 요강바위는

바위 가운데가 요강처럼 움푹 파여서

이름이 붙었는데, 높이가 2미터, 폭이 3미터,

무게가 15톤에 이르는 덩치가 큰 바위다.

한때 수억 원이 넘는 가치가 붙었다는 소문이 돌아

1993년에는 도석꾼들이 중장비까지 동원해 훔쳐갔지만

 마을주민들의 노력으로 다시 되찾아왔다고 한다.

 

 

 

 

 

이동거리 62km.. 순창에 이르렀다.

같이 이끌지 못한 동료들의 실수로

뮤턴트님의 고행길이 있었지만

무사히 여기까지 왔다.

 

오늘 점심은 유명하기로 소문난

순창 한정식...새집

가짓 수는 많아 보이나 좀 아쉽다는 평

맛은 배고품으로 감내한다.

 

 

 

 

 

피로한 몸을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날려보내고

서로의 수고로움을 이야기하며

잠시 여독을 풀었다.

 

 

 

 

 

 

 

 

섬진강 강변길은

구비구비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멀어진다.

 

여울지는 물소리의 포말로 다가와

바람소리에 놀라 쓰러지는

억새 너머로 멀이지더니

어느새 임을 맞이하는 양 

코스모스로 다가선다.

 

 

 

 

 

 

 

 

 

 

 

코스모스  (용혜원)

 

길가에 그리움 따라

피어난 코스모스는

한 송이 한 송이 모두 다

그대의 얼굴입니다

 

하늘이 푸르러

너무도 좋은 가을

당장이라도

코스모스 길을 따라

너무도 좋은 그대가

달려올 것만 같아

대문을 활짝 열어놓았습니다

 

 

 

 

 

향가터널은 섬진강 자전거 길 중에

가장 풍치가 특이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터널로

개통을 앞두고 광복을 맞으며

철도가 연결되지 못했단다.

여름에는 시원한 냉굴로

땀을 식혀주는 곳이다.

터널 길이는 380m...

 

 

 

 

 

향가교는 폐철도 교각으로 

지리산 능선과 섬진강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지금은 섬진강 자전거길의 연결로로

다리 중앙 바닥에 강화유리를 설치해

강물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강물은 품이 넓은 산을 맞닥뜨리면

물길을 한껏 재껴서 흐르고,

물이 돌아가는 계곡은

산자락이 급하지 않고 완만한

여유를 가져다 준다.

 

 바위를 비켜 가는 놈

넘어 가는 놈 

물길따라  유유히 흘러가는

섬진강은 평화롭기만 하다.

 

 

 

 

 

펑크로 잠시 멈춰서니

섬진강의 속살이 보인다.

 

 

 

 

 

 

 

 

뒤돌아다보면

고운 바람결에

벗꽃 피고 지는

아름다운 강길에서

화려함도 잠시

 

때 일러 떨어진

나뭇잎 사이로

가을이 다가온다.

 

 

 

 

 

구례구역에 도착했다.

 

130여 km의 아름다운 섬진강 길

바람 흔들며

  강물이 모르게 가만히  

강물에 떨어져

페달질을 하며

여기까지 왔다.

 

 

 

 

 

 

 

고된 라이딩 후의 즐거움이란

느껴 본 사람만 아는 희열.. 

지리산 막걸리로

시운한 맥주로

갈증을 메우고

서로의 수고로움을 격려해 주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했던가

기차안의 비좁은 화장실옆

우리의 공간은

웃음이 가시지 않는 사랑방 이었다.

 

 

 

 

 

 

 

 

9월 두번째 정기라이딩

여름의 끄트머리에

섬진강 물결따라

즐거운 라이딩을 해서 행복하다. 

 

모든 회원님들이 안전하게

라이딩을 마치게 되어 고맙고

정기 라이딩을 계획하고 이끌어주신

천상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진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