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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설 행간 모음

시 암송 <4> 사랑법 / 강은교

전승기 2025. 7. 25. 22:00


포루투갈 파티마 성지에서...240328


사랑에는 정답도 없고 왕도도 없다.
그러나
"사랑법" 이라 하면 모름지기
어떻게 해야 사랑을 잘할지,
어떻게 해야 사랑의 결실을 이룰지,
어떻게 해야 사랑하는 사람과
더 행복할 수 있을지를 가르쳐 줘야
"사랑법" 이란 제목과 어울릴텐데
그런 기대를 하며 읽어 보았지만...

암송 시 네번째...
강은교님의 "사랑법"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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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법   /  강은교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있는 누워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 느낌 한마디 ■

처음 느낌은
"사랑법" 이라는 시의 제목과 내용이 잘 어울리지
않은 듯 보였다.
그리고 시의 분위기는 침울하고 난해했다.

몇 십번을 반복하며 천천히 곱씹어 보며
암송해 보니 희미하게 가려져 보이지 않던
구절들이 안개 걷히듯 조금씩 나에게로 다가왔다.

1연에서의 사랑법은 체념 혹은 관조라 할 수 있다.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집착이나 강박을 버리고 무심히 사랑하라고 한다.
마음을 비웠으니 초조할 것도 급할 것도 없다.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남는 시간은 침묵하란다.
고요히 자신 안으로 들어가란 말이겠지.
오래 묵은 사랑,
깊이 있는 사랑은
침묵에 비례할 수도 있다.

마지막 연이 감동적이었다.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
집착과 강박에 사로잡히지 않는 사랑,
고독과 허무를 초월한 사랑,
기다릴 줄 아는 침묵의 사랑
마침내 사랑법을 깨우친 것이다.

그가 맞게 될 사랑은 "가장 큰 하늘" 이다.
내 등 뒤에 가장 큰 하늘이 있고
내가 그 앞에 서 있는 것을 깨닫는 순간
사랑으로 충만하고
행복으로 충만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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