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온다
정일남
가는 것은 아름다웠다
기약없이 갔지만,
나는 여름을 사랑했다
이제 따뜻한 손님이 온다
가고 없는 빈 자리에
코스모스는 허약한 몸매지만 쓰러지진 않는다
자기의 생을 자기가 사는 꽃이다
가을엔 울어서는 안된다
쓸쓸한 모습을 보여서도 안된다
9월이 손에 손에 선물을 안고
걸어서 오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다
9월이 좀 쉬었다가 간다고 한다
남루한 방랑자가 떠나면
가을은 방랑자의 뒷모습을 보리라
미목이 수려한 여인이 길을 간다
저 푸른 하늘을 그대가 다 가지세요
내가 그대에게 무료로 주겠으니...
'시 소설 행간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대/ 신경림 (0) | 2016.09.19 |
---|---|
가을바람 / 맹은지 (0) | 2016.09.02 |
청포도 / 이육사 (0) | 2016.07.01 |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도종환 (0) | 2016.06.29 |
내 마음은 / 김동명 (0) | 2016.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