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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설 행간 모음

9월이 온다 / 정일남

전승기 2016. 8. 31. 11:39


9월이 온다 


                                          정일남


가는 것은 아름다웠다
기약없이 갔지만,
나는 여름을 사랑했다
이제 따뜻한 손님이 온다

가고 없는 빈 자리에
코스모스는 허약한 몸매지만 쓰러지진 않는다
자기의 생을 자기가 사는 꽃이다

가을엔 울어서는 안된다
쓸쓸한 모습을 보여서도 안된다

9월이 손에 손에 선물을 안고
걸어서 오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다
9월이 좀 쉬었다가 간다고 한다
남루한 방랑자가 떠나면
가을은 방랑자의 뒷모습을 보리라

미목이 수려한 여인이 길을 간다
저 푸른 하늘을 그대가 다 가지세요
내가 그대에게 무료로 주겠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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