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롭고 행복한 하루

MTB 라이딩

전주 건지산 만추 (23~22)

전승기 2023. 12. 6. 21:01

건지산

2023. 12. 6.

오후 2시 30분
흐림.   13°C , 오후 5시경 비 예보
자전거 타기 좋은 기상조건

건지산으로 출발~
타다보니 윗 옷 선택을 잘못했다.
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

건지산은 이제 늦가을 풍경
인적이 드문 사잇길은
낙엽이 수북히 쌓여 길이 안보인다.
그렇지만 익숙한 길이라 어려움은 없다.
단지 낙엽속에 숨어있는 장애물이 문제지

최명희묘에서 거북바위에 이르는 구간은
늦단풍의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길에는 떨어진 단풍잎이 수북하고
가지마다 붉게 물든 마른 잎이 떨어지기
아쉬워 가지를 꼭 붙잡고 있다.

올해 마지막 단풍을 보니
빨리 달릴 수 없어
자전거에서 내려 낙엽을 밟으며
잠시 멈추어 서서
숨을 고른다.

서쪽에서 들려오는 천둥소리
빗방울에 놀란 낙엽
팝콘 소리를 낸다.







도종환 시인의  *깊은 가을*을 옮겨 본다.


가장 아름다운 빛깔로 멈추어 있는 가을을
한 잎 두 잎 뽑아내며 저도 고요히 떨고 있는
바람의 손길을 보았어요


생명이 있는 것들은 꼭 한 번 이렇게 아름답게 불타는 날이 있다는 걸 알려주며 천천히 고로쇠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만추의 불꽃을 보았어요



억새의 머릿결에 볼을 비비다 강물로 내려와
몸을 담그고는 무엇이 그리 좋은지 깔깔댈 때마다 튀어 오르는 햇살의 비늘을 만져 보았어요



알곡을 다 내주고 편안히 서로 몸을 베고 누운 볏짚과 그루터기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향기로운 목소리를 들었어요



가장 많은 것들과 헤어지면서 헤어질 때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살며시 돌아눕는
산의 쿨럭이는 구릿빛 등을 보았어요



어쩌면 이런 가을날 다시 오지 않으리란 예감에 까치발을 띠며 종종대는 저녁노을의 복숭앗빛 볼을 보았어요



깊은 가을,



마애불의 흔적을 좇아 휘어져 내려가다 바위 속으로 스미는 가을 햇살을 따라가며 그대는
어느 산기슭 어느 벼랑에서 또 혼자 깊어가고 있는지요



건지산의 겨울은 가을을 저만치 붙잡고 있다.



나뭇가지가 붉은 만큼
낙엽이 수북하다.


내일이 대설인데도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간직한다.



건지산 전북대 조림원의 🍁 🍁 🍁



발걸음을 멈추고
황홀한 풍경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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