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걷기의 사유~올레길 16코스(하귀~애월~한담)

올레길 16코스 트레킹

2023. 10. 14.

♤코스 ; 하귀초~가문동포구~구엄포구~애월해안도로~신엄항~고내포구~애월항~한담산책로 (15.2km)

♤소요시간 ; 14:00 ~ 18:00


###
제주 오고나서 삼일째,
각시가 감기 기운이 있는가 싶더니 기침이 심해졌다. 야외활동을 멈추고 쉬어야했다.

일요일 오후..
바다가 보고 싶었다.
바다를 보며 발길 닿는대로 걷고 싶었다.

시내버스를 타고 하귀초등학교 입구에서 내려
애월까지 가는 해안길을 선택했다.

일주서로에서 해안으로 빠지는
하귀~애월 해안도로 진입로

하귀부터 애월 한담해안까지 이동 경로

하귀 해안에는 갯바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하귀부터 애월까지 해안도로는 바다에 최대한
붙어 있어 올레길과 제주환상 자전거길이
함께 어울려 지나간다.

파도가 밀려와 산산히 부서지고
은빛 억새는 바람과 함께 춤을 춘다.

예쁘게 꾸며진 펜션이 가을하늘에 더욱 빛난다.

오늘은 무작정 걷기로 했다.
속박이나 습관의 굴레, 규칙성으로부터
멀어져 오직 발걸음의 규칙성만을 믿으며
시간과 공간에서 해방되는경험을 갖기로 했다.

걷는다는 것은
멈춤의 자유를 얻는 것이다.
아무도 아닌 사람이 되는것,
그것이 바로 걸을 때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아닐까

천천히 걷는다.
속도가 시간을 벌게 한다고 믿는 것은
속도가 만들어낸 환상이다.
천천히 걸으면 시간의 공간이 늘어난다.

파도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걷기는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의 주인이
오롯이 내가 된다.

해변 개쑥부쟁이도 가을햇살을 맞고 있다.

구엄 돌염전ᆢ
바위 위에 찰흙으로 둑을 쌓고 그곳에 고인
바닷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얻었다고 한다.

소금빌레라 불리는 구엄리 돌염전은 조선시대
때부터 너럭바위 위에 소금밭을 일구어 생업을
이어왔다고 한다.

구엄리 해안은 용암이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바닷물에 식으면서 형성된 지형처럼 보인다.

바위 입자도 크고 거칠며 금방 회반죽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바위가 살아있는 듯 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개쑥부쟁이와  함께
걷는 동안 침묵을 만난다.
걸으면서 만난 것은 모든 것으로부터 떨어진
투명한 침묵이다.

걸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냥 걷기만 한다.

그 순간 순수한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고
어린 시절 만들어 낸 삶의 소박한 즐거움도
재발견할 수 있다.

걸으면서 에너지를 느낀다.
땅의 에너지, 풍경의 에너지
그리고 나의 에너지를

부서지는 파도의 역동적인 에너지가
내 가슴으로 파고든다.
눈을 감으니 머리가 맑아진다.

걸으면서 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 있다.
기쁨, 즐거움, 행복...
그리고 마지막에 오는 것은 평정이다.

올레길 16코스 시작지점 고내포구에 다달았다.

애월 해안도로 주변에는 예쁜집이 많이 있다.
대부분 카페나 펜션이지만 개인집도 보인다.

그중 유독 눈에 띄는 작은 집.
세 개의 동으로 지어졌는데 아담하고 귀엽다.
나도 시골에 이런 집을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살짝~

루소는 자기가 걸어야만 정말로 생각하고
구성하고 창조하는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한다.
이런저런 생각이 그의 머릿속에 솟아나는 것도
오랫동안 산책을 할 때였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도 오솔길이었다고 한다.

애월 항몽전적비

애월해안로 다락쉼터

제주 환상자전거길 <다락쉼터> 인증센터

고내포구의 한적한 풍경

다산을 상징하는 돼지 조각상도 만나고

애월 밭담 오솔길을 따라 한담산책로로 간다.

한담 어느 카페에서 노을진 바다 풍경

한담해안산책로

해안가에 해넘이를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오후 5시 30분경 부터 해넘이가 시작

한참 동안 해넘이 모습에 빠져들었다.

오후 6시 경에 찬란했던 해는 저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