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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 라이딩

고창 문수사와 장성 축령산 라이딩

전승기 2013. 11. 4. 09:04

고창 문수사와 장성 축령산 라이딩 후기

일     시 : 2013. 11. 2(토)
참 가 자 : 26명 (미호천님외 10명, 서울팀 퓨렉스님외 14명
 )
이동거리 : 28km
이동시간 : 2시간 40 분
소요시간 : 6시간 10분 (점심시간  포함)
이동코스 :
금곡 영화마을 출발(10:20) - 문수사 일주문(10:50) - 문수사 출발(11:50)

                   - 축령산 추암마을(13:50) - 점심식사(13:50~15:10) - 공적비(16:00)

                   - 금곡 영화마을(16:30)


 

단풍으로 예쁘게 단장하고 있는 문수사를 생각하면 도종환님의 <단풍 드는 날>의 시가 어울릴 듯 싶다.....

 

 

단풍드는 날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이번 라이딩은 각별하다.

미호천님이 관계를 맺어온 서울 퓨렉스님하고 연락이 되어 이번 단풍맞이 라이딩을 계획하신 것이다.

서울에서 오신 팀이 15명, 군산 전주에서 오신 식구가 11명으로 26명의 라이더 들이 모이니 대식구다. 

몇몇 식구들은 서울팀과 오랜 지기처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었고, 또 다른 몇 명은 초면이다.

구면이든 초면이든 생각은 하나....좋아하는 관심사는 같아 눈만 마주쳐도 서로 반갑다...

 

퓨렉스님을 비롯한 서울팀과 인사 나누기... 인원이 너무 많아 닉네임만 간단히 소개하고 출발하였다.

 


 

군산 <MTB 아름다운 동행> 식구들..

 

 

서해안 고속도로에서는 고창IC로 나와 고창 시내를 통과하여,

호남고속도로에서는 백양사 IC를 빠져나와 708번 지방도로로 들어서면 <금곡 영화마을>에 당도한다.

 

 

<금곡 영화마을>

전남 장성군 북일면 문암리에 자리잡은 금곡마을은 축령산을 뒤로 하여 동향으로 자리잡은 마을이다.

햇살이 아늑히 비추는 조용한 마을로 영화촬영에 아주 적합한 지역이다.

5,60년대 마을 경관과 분위기가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고 

이곳에서 영화 '태백산맥(1994)'과 '내 마음의 풍금(1996)', MBC-TV 드라마 '왕초' 등이 촬영되었다고 한다.

 

 

 

축령산휴림 고개를 넘어서면 행정구역이 바뀐다.

축령산과 금곡 영화마을은 전남 장성군에, 문수사는 고창군 고수면에 속한다.   

 

 

문수사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해 완만한 경사를 오르면 일주문과 주차장이 나온다.

일주문은 수고하고 힘든 대중이 누구가 드나들도록 대문을 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요즘은 대문보다 더 무서운 매표소가 있으니 더욱 두꺼운 문으로 가로 막은 셈이다. 

'호남 제일의 문수도장'의 선돌이 서 있다. 바위에 걸터 앉아 단풍을 바라보면 부처님이 보일 것만 같다.

길은 있지만 차가 가로막고 있고, 일주문 옆 누운 단풍나무도 차에 가려 제 모습 보기가 어려워 아쉽다.

 

 

일주문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면서 울긋 불긋 익어가는 청량산 자락을 감상한다.

 

 

일주문에서 문수사까지 700 여m 숲길. 곱기로 명성이 난 애기단풍이 숲을 이룬다.

단풍숲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천연기념물(제463호)이다.

100년에서 400년의 거목들이 연륜의 빛깔을 보여주고 있다.

 

 

 

 

<청량산 문수사>

청량산은 자장율사가 중국 산서성 청량산(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 사리를 가져온 산이 아닌가.

봉화의 청량산도 있고 고성의 문수암도 있다.

이곳 역시 그와 비슷한 설화를 가지고 있으며 문수보살을 모시고 있다.

그러고 보니 혹 자장율사는 전국토를 불국토(청량산)으로 만들려는 원대한 꿈이 있지 않았을까?

 

 

 

수줍은 여인처럼 대웅전은 청량산아래 경치 좋은 곳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화려한 화장품을 덕지덕지 바른 얼굴이 아니라 옅은 화장을 한 수수한 여인네의 얼굴이었다.

포작을 화려하게 꾸민 다포를 가지고 있지만 겸손하게도 풍판으로 가려 놓았다. 

 


 

다포식이지만 맞배지붕을 얹은 모습은 오늘날 고창의 여인네를 보는 듯하다. 

젋은 여인이 아니라 바닷바람과 싸우며 갯벌에 나가 바지락을 채취한 고창 여인의 얼굴이랄까,

이젠 힘이 부쳤는지 지붕은 지팡이 같은 활주에 의지하며 살고 있었다.

 

 

 

입구 계단을 오르는 것이 너무 아까워 먼발치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풍경에 취했다.

절집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절 외곽을 크게 휘감아 돌았다.

천연기념물이다보니 보호차원에서 펜스로 숲에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해도 먼 발치에서 바라본 자태는 부족함이 없었다.

 

 

 

이런 길을 원없이 걷고나서 비로소 문수사와 이별을 나눴다.

 

타오르는 단풍화로를 가슴에 품는다.

매서운 한파가 귓볼을 얼음장으로 만들 때

가슴속에 모셔둔 단풍잎을 하나씩 꺼내

심장 화로에 불을 지피련다.

한 잎 두 잎 태우면서 기나긴 겨울을 이겨낼거다.

단풍잎이 모두 타고 재만 남는다면

앙상한 가지 끝에 연두빛 새순이 돋겠지

화려한 가을을 그리며 그렇게 수줍은 봄을 맞이할거야.  <좋은 글 중에서 퍼옴>

 

 

문화재 관리소 옆으로 난 임도길로 접어들었다. 

이 길은 청량산을 빙 둘러 축령산 휴양림의 추암마을로 가는 임도길로 2시간 가량 걸렸다.

 

 

 

 

 

육군 포병 사격장도 지나고

 

추암마을에서 점심을 떡갈비와 막걸리로 해결 하였다....

손님이 많아 오래 기다리긴 했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추암마을에서 편백나무 군락지로 오르는 업힐구간에서 만난 단풍나무 군락지.....

페달질을 계속 할 수가 없었다..

 

 

 

수많은 ‘힐링 명소’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이곳 축령산이다.

전남 장성군 서삼면 과 북일면 일대, 노령의 지맥에 놓인 해발 621m의 곳으로 40∼50년 생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 늘 푸른 상록수림대 1148㏊가 울창하게 조성돼 사시사철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故) 임종국 님께서는 벌거숭이에 가까운 땅에 1956년부터 한 그루, 두 그루 나무를 심기 시작해

1987년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나무를 심고 보살폈다고 한다.

자신의 땅도 아닌 국유지에 전국 최대 ‘힐링 숲’을 조성한 그는 죽어서도 수목장 으로 자연의 품에 안겼다.

 

 

 

 

오늘은 눈이 훤해지는 오감의 만족과 마음이 맑아지는 마음 수련을 하였던 라이딩이었다.

이것으로 문수사와 축령산 라이딩 후기를 마친다.

함께한 서울팀과 <MTB 아름다운 동행> 식구들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