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핀 주목이 아름다운 태백산(2)
2017. 1. 12(목)
코스 : 유일사 매표소 - 유일사 - 장군봉 - 천제단 - 망정사 - 반재 - 당골 - 태백산공원관리사무소
거리 : 9km (4시간 30분)
오늘은 유일사 매표소를 출발하여 유일사로 올라
정상인 장군봉과 천제단을 거쳐 당골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정했다.
문수골로 갈려고 했으나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
능선타고 지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전주에서 태백을 가기에는 먼 거리였다.
6시에 전주경기장을 출발하여 호남고속도로-중부고속도로-제천고속도로를
따라 4시간 30분정도 버스를 타고 가야만했다.
제천을 지나니 눈발이 제법 커진다. 전주 지방에는 눈 본지 지가 오래됐는데
강원지방에 다다를수록 산과 들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만항재 화방재를 거쳐 태백산국립공원 유일매표소에 10시 40분쯤 도착하였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눈발과 함께 차가운 바람이 가슴을 파고든다.
태백산은 백두대간 중심부에 있는 국립공원이다.
2016년 8월 22일 한국의 2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총면적은 70.1km2으로 태백산을 중심으로 강원도 태백시,
영월군, 정선군, 경북 봉화군에 걸쳐 있다.
1989년 5월 도립공원으로 지정될 당시의 17.44km2보다
4배 정도 확대된 규모다.
초입부터 오르막길로 시작된다.
그동안 온 눈이 다져지고 얼어붙어 아이젠을 해야 안전하겠다.
정상인 천제단까지 4km로 그리 긴 산행길은 아니다.
계속 오르막이라고는 하나 경사도 급하지 않아 주변 풍경을 즐기면서
산행하는 맛이 있어 좋았다.
초입은 전나무들이 크게 자라 시야를 시원하게 해준다.
여름엔 초록으로 가을엔 갈색 단풍으로 우릴 반겼을텐데
오늘은 가지마다 하얗게 눈꽃을 피우고 있다.
오래묵은 참나무 가지마다 돌기가 돋아나 형상이 요상하다.
주변에는 흔한 소나무는 보이지 않고 참나무 종류의 활엽수가 많이 띤다.
그 중에서 푸르게 보이는나무는 소백산의 주목이다.
등에 땀에 배일 무렵부터 주목이 하나 둘 반겨준다.
나무마다 하얀 눈꽃으로 장관이다.
크리스마스 트리에 많이 등장한 그런 모습으로 등산로를 장식하였다.
정상에 오르는 동안 처음 맞이하는 계단..
유일사매표소에서 오르는 등로에 계단이 많지 않다.
이 계단이 처음이자 마지막 인것 같다.
그 정도로 완만한 경사로 여유를 가지며 오를 수 있었다.
주변 나무들은 온통 눈꽃이 피었다.
카메라를 어느 방향에 대든 아름다운 풍경뿐이다.
눈은 있되 발이 들어가지 않을 만큼 적당하고
아이젠 없이 걷기에는 다소 부담가는 그런 길...
근본이 같아 보이는 참나무가 다섯가닥으로 자라났다.
가까이 다가가 본다.
나무들의 특징은 오래묵은 장수목들이 아름드리 나무임에도
높이 자라지는 못하고 키가 작은 편이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환경 때문에
위로 크게 자라면 쉽게 쓰러지기 때문이리라
드디어 주목이 보이기 시작한다.
짜리몽땅한 그러나 나이는 오래 묵은 참나무 사이로 주목이
솟아나 있다. 푸르고 억센 잎을 간직한 채...
이 참나무도 요상한 형상이다.
죄다 키는 작다. 그러나 믿둥만 보면 한 아름이다.
한 가지는 마치 거창한 뿔을 가진 사슴처럼 보인다.
드디어 몇백년은 먹음직한 주목이 주변을 압도한다.
저렇게 자라기까지 수많은 바람과 눈과 추위를 맞이했을 텐데
지금까지 굳건이 살아왔다는 사실에 감탄과 경외감이 느껴진다.
주변 나무들은 왜소해 보이는데
주목 만큼은 거대하고 듬직하고 우람하다.
소백산 주목은 천연기념물 제244호로 지정되어 있다.
소백산 정상부에 자라는 주목은 높이는 7m 정도이고,
가장 큰 나무는 가슴높이 둘레가 2m 정도이다. 수령은 200∼500년이다.
주목은 주목과를 대표하는 상록교목이며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주목은 고산지대에서 흔히 자라고 있으나, 한곳에 모여 자라는 곳은 드물단다.
소백산 비로봉의 정상부는 풀밭으로 되어 있고,
그 서쪽에 100그루의 오래된 주목이 모여 자라고 있다.
주목이 자라는 중앙부는 계곡이 시작되는 낮은 지대이며
샘물이 흐르면서 주변이 질벅질벅한 습지로 되어 있다.
이곳은 바람이 강한 능선 근처이므로
높게 자라기 어려워 가지는 옆으로 길게 퍼져 있는게 특징이다.
바람으로 인해 윗부부은 고사목으로 남아 있고
아래부분만 간신히 살아남아 줄기가 꼬이고
곁가지는 아래 위로 굴곡을 만들어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다.
정상으로 갈수록 나무들의 키는 작아지고
등산로 주변에는 철쭉이 꽃눈을 간직한채 겨울을 이겨내고 있었다.
천제단 오르는 능선길로 완만하다,
구름이 많아 주변 풍광을 볼 수가 없어 아쉽다.
주목은 다양한 모습으로 정상 주변에 살아가고 있다.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자라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윗부분 반은 죽고 아랫부분만 간신히 남아 있는 주목도 있고
이제 생명을 다하고 고사목으로 우뚝 솟아있는 주목도 있다.
젊은 주목은 다른 나무들과 조화롭게 어울리고 있다.
고사목은 설경과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을 이룬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이라는 주목
생명은 다했지만 단단한 목질 만큼은 의지가 강한 옛 선비의 모습으로
후대의 자손들에게로 다가온다.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한쪽으로 쏠려 자란 주목
곧은 가지는 분재처럼 구부러지고 꼬여가면서 모진 세월을 견뎌왔을 것이다.
줄기는 썩어 수술을 받은 자국이 선명하지만
풍성한 잎을 피우며 겨울을 이겨내고 있다.
모든 것을 내려 놓은 모습으로 등산객을 맞이하는 고사목..
이 주목은 죽어서도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랑을 받는 나무이리라...
분명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나무이건만
마치 분재처럼 자란 주목
강풍에 넘어지고 강설에 주저않고 비바람에 가지가 부러지고
이런 역경을 견뎌내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
우리의 짧은 인생과도 많이 닮아 있다.
정상 부근의 능선길에서 만난 주목들
정상 부근의 능선길에서 만난 주목들
정상 부근의 능선길에서 만난 주목들
정상 부근의 능선길에서 만난 주목들
정상 부근의 능선길에서 만난 주목들
정상 부근의 능선길에서 만난 주목들
정상 부근의 능선길에서 만난 주목들
드디어 장군봉 정상부..
눈은 많이 쌓이지 않았지만 눈꽃이 많이 피었다.
장군봉에서 바라본 천제단 능선
거센 바람이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게 한다.
짙은 구름으로 덮인 하늘에선 진눈깨비가 날리고
구름도 바람따라 한 무리가 넘어가면서 가끔 파란 하늘을 내 비친다.
장군봉의 제단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려주는 것은 기본...
사진 찍느라 손가락은 어느새 굳어 내 맘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 1567m
정상부 능선은 잔 나무로 평원을 이루고 있다.
구름이 사라지는 듯 하다가도 구름이 몰려오고
시시각각 정상부의 모습은 변하고 있었다.
나무들마다 얼음 옷을 입은 모습이 신비롭기만하다.
눈이 쌓여 녹았다가 얼어 붙은 것으로 눈꽃이라고도 하고
상고대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나는 눈꽃이라 부르고 싶다.....
반짝 하늘이 트였다...
파란 하늘을 보니 얼마나 반가운지..
태백산 정상석과 천제단...
한반도 척량 산맥인 태백산맥의 주봉이며,
이곳에서 소백산맥이 갈라져나와 남서쪽으로 발달한다.
흰모래와 자갈이 쌓여 마치 눈이 덮인 것 같다 하여 태백산이라 불렀다고 하며,
'크고 밝은 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신라 5악 중 북악이었으며, 한국의 12대 명산의 하나로 꼽힌다.
또한 우리나라 삼신산의 하나로 예로부터 영산(靈山)으로 추앙받아왔다.
이 산을 중심으로 함백산(1,573m), 청옥산(1,277m), 구룡산(1,346m) 등과 함께
주위 20㎞ 내외에 1,000m 이상의 봉우리들이 100여 개나 연봉을 이루고 있어
하나의 거대한 산지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기상이 좋지 않아 가까이 있는 함백산도 보이질 않아
아쉬움이 더했다.
천제단은 조상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하여 설치한 제단으로
만들어진 시가나 유래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삼국사기>를 비롯한 옛 서적에 “신라에서는 태백산을 삼산오악 중의
하나인 북악으로 하고 제사를 받들었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태백산을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산으로 섬겨졌음을 알 수 있다.
태백산 정상부에 위치한 천제단은 천왕단을 중심으로 북쪽에 장군단,
남쪽에는 그보다 규모가 작은 하단(下壇)의 3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돌을 쌓아 신역(神域)을 이루고 있다.
천왕단은 2m 남짓한 높이로 자연석을 쌓아 남쪽으로 계단을 조성한 원형제단이다.
그 위에 4각 자연석 제단과 대종교에서 단군을 모신 장소로
성역화하는 과정에서 세운 것으로 알려진 “한배검”이라고 쓴 비석이 있다.
장군단은 남쪽에 계단이 있는 석단으로 내부에 제단이 있으며
그 위에 자연석을 비석처럼 세워 놓았다.
천제단에서 당골과 문수봉으로 가는 갈림길
당골로 내려가는 길목
하늘이 닫혔다 열렸다를 반복한다.
잠깐 하늘이 열린 사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냈다.
<망경사>
우리나라 3대 영산(靈山)인 지리산, 소백산(小白山)과 함께
민족의 영산(靈山)으로 알려진 태백산(太白山) 해발1,470미터에 자리한 망경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오대산 월정사(月精寺)의 말사이다.
신라 진덕여왕 652년 자장(慈藏)이 창건하였다.
자장이 함백산 정암사(淨岩寺)에서 노년을 보내던 중
현재의 망경사 터에 문수보살 석상(石象)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
암자를 지어 그 석상을 모셨다고 전해온다.
망경사는 1950년 6.25전쟁 때 소실되어 없어진 것을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망경사의 주요 건물로는
대웅전과 용왕각, 요사채, 객사가 있으며 절 입구에
용정(龍井)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자리잡은 샘으로 알려져 있다.
반재 ...백단사 매표소와 당골 광장 갈림길
계곡물은 눈 덮인 계곡을
소리를 죽여가며
얼음 사이를 흐르고 있었다.
봄 소식이 전해지기 까지
소리없는 흐느낌으로 계곡을 적시겠지..
비석에 세겨진 글귀는 희미하여 읽기 어렵다...
태백산에 오르다..(근재 안축 지음)
긴 허공 곧게 지나 붉은 안개 속 들어가니
최고봉에 올랐다는 것을 비로소 알겠네
동그렇고 밝은 해가 머리위에 나직하고
사면으로 뭇 사람들이 눈 앞에 내려 앉았네
몸은 날아가는 구름 쫒아 학을 탄 듯하고
높은 층게 달린 길 하늘의 사다리인 듯
비 온 끝에 온 골짜기 세찬 물 불어나니
굽이도는 오십천을 건널까 근심되네.
당골 광장에는 <태백산 눈꽃 축제> 준비에 한창이었다.
1월 13일 ~ 22일 까지 태백산 국립공원과
황지연못 주변에서 다채롭게 진행된단다.
눈 조각품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멀리 태백산까지 다녀왔다.
교통편이 불편했지만 산행만큼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능선을 아름답게 수놓은 주목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보존하여
오래도록 우리 후손들과 함께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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