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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설 행간 모음

<행간보기>소수의견 - 손아람

전승기 2014. 11. 12. 10:06

 

소수의견 
                 저자 : 손아람

(2014. 11. 5 - 11. 12)

 

 

손아람의 소설 <소수의견>은 

2009년 경찰이 용산구의 재개발사업 부지를 점거한 지역의 세입자들을 진압한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그 결과 6명이 사망하고 세입자들은 기소되고 실형을 선고 받은 사건이다.

 

지금도 무분별한 삽질과 망치질이 계속되는,

그리고 약자들의 목소리가 <소수의견>으로 묵살되는

지금-여기의 현실이 어쩔수 없이 글 초입부터 용산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나>가 조직폭력배의 두목을 변호하는 이유는 용역깡패와 경찰의 진압에 맞서다가 죽은 철거민 때문이다.

16세에 불과한 어린아들이 경찰의 곤봉에 맞아 쓰러지자 아버지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경찰관을 우발적으로 살해한다.

경찰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용역깡패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우고 경찰을 살해한 철거민을 기소한다.

국선변호사인 <나>는 이 사건을 맡으면서 '언어' 로 직조된 미로 속을 방황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인가?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범죄를 조작하려는 자와 그것을 밝히려는 자의 집요한 논쟁으로 가득하다.

 

타락한 검사, 암묵적으로 조속한 해결을 종용하는 권력자들, 개발이익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진실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삶이다.

 

진실은 권력을 쥔 자와  가진 자의 해석에 의해 달라진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지 않는가?

이 상식을 엎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국민의 법 감정에 기반한 여론의 지지

-유능한 변호사

-시대의 변화  (p105)

 

현실을 생각하면 요원하지만 소설은 정의 승리를 표방하는 법정 드라마의 공식을 충실히 따라간다.

 

 

행간을 들여다보면.....

 

<p12>

법전이 죽음의 경건함에 대해서는 말하거나 가르쳐주지 않으므로.

우리는 그저 공소시효의 성립을 두고 추상적인 논리와 숫자를 다뤘다.

그게 법률가의 직무였으므로 우리에게는 거리낌이 없었다.

네 자리 숫자를 말하는 동안 나는 세상 위에 누군가의 죽음이 았엇음을 기억하지 못했다.

 

 

<p105>

소수의견을 판결로 이끌어내기 위한 실질적인 조건은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어요

국민의 법감정에 기반한 여론의 지지, 유능한 변호사, 그리고 시대의 변화 

 

 

<p208>

나는 이 나라가 무서워요. 내가 아는 시대와 내가 사는 시대가 같지 않다면,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죠?

 

 

<93>

기척 없이 뿌려지는 무수한 많은 질문들.

기억은 시간 속으로 재각기 흩어졌지만 질문들의 몸통은 결국 하나였다.

어떻게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의 문제

 

 

.

<p444> -작품해설 중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

우리의 삶이란 이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한 과정은 아닐까?

<소수의견>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국가나 법률과 같은 체계의 역할이 아니다.

<소수의견>에 등장하는 선한 사람들의 의지를 현실로 연결하는 것은 결국 당신과 나의 몫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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