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산 만추
2025.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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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자락
억새를 흔드는 바람에도 단풍잎은 깃털처럼
한 줌씩 춤을 추며 떨어진다.
단풍의 절정은 지났지만
마지막 남은 단풍이라도 보고 싶어
강천산으로 달려갔다.
단풍 한 철에는 주차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차도 사람도 많았는데 오늘은 주차장이 한가롭다.
단풍하면 인근의 내장산, 선운산이 유명하지만
강천산도 이에 뒤지지않을 정도로 단풍이 곱다.

강천산 매표소 주변

대부분 나무들이 잎을 떨구며 겨울 준비를
하는데, 늦된 나무들이 단풍들어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었다.

강천사로 오르는 길은 계곡 곡류와 함께 이어지고.
물소리가 단풍에 들뜬 마음을 다독인다.

많은 잎들이 떨어졌지만
늦게 물든 나무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한 철에는 구경꾼들로 가득했을텐데
한가롭고 여유있게 단풍을 즐길 수 있었다.

아직도 붉게 타오르는 단풍나무도 있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잎들이 더 붉다.

바위 사이로 하얀 포말로 떨어지는 물소리
붉게 물든 잎

계곡물과 어우러진 단풍이 예쁘다.

가을 끝자락의 물든 잎을 보면서 걷는다.

계곡에는 나뭇잎이 수북히 쌓이고

산책로는 계곡과 함께 간다.

절정은 지났지만 남아있는 단풍으로도
가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다리 난간에서 산책길 풍경

목교 주변에도 단풍이 한 철이다

낙엽을 밟으며 산책로를 걷는다.

주변 나무들은 줄기만 남았는데
늦게까지 붉은 나무가 반갑다.

계곡 양옆으로 단풍이 가득한 곳인데...
메타세콰이어가 촛불처럼 타오르고 있다.

가을은 내려놓음의 계절

무성했던 잎들이 하나 둘 제자리를 떠나듯

우리 마음에도 불필요한 생각과 욕심들이 떨어져
나가야할 때가 있다.

나무는 잎을 떨구며 앙상한 몸을 드러내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가장 순수하고 아름답다.

더 이상 꾸밈이 없기에

있는 그대로의 생명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단풍나무가 잎을 버리고도 여전히 우뚝 서있듯

벗어버림은 사라짐이 아니다.

오히려 본래의 생명을 되찾는 길이다.

열매는 사람과 짐승에게 나누어지고 낙엽은
흙이 되어 다시 생명을 길러낸다.

버림은 헛됨이 아니라, 순환이며 나눔이며 새로운
시작이다.

우리 또한 그렇게 내려놓을 수 있다면

마음속에는 더 넓은 여백과 맑은 바람이 깃들
것이다.

나무가 제 몸을 들어내고 가을바람을 맞는 것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보면 어떨까.
포장하지 않고 꾸미지 않고
다만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세상을 마주하는 일.
그 속에는 외로움 같지만 깊은 평화가 있다.
오늘 하루 마음속의 낙엽 하나를 떨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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