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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설 행간 모음

시 암송 <24> 풀 / 김수영

전승기 2025. 8. 9. 12:02


스위스 라우터브루넨 250521


연약하고 미미한 존재인 "풀"을 중심 소재로 하여,
그 풀의 움직임을 날씨와 자연, 그리고 시련과
맞물려 묘사함으로써, 생명력과 저항, 그리고
궁극적으로 희망에 관해 노래한 시

시 암송 ~~ "스물네번째"
김수영 님의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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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느낌 한마디 ■

김수영 님이 1950년대 후반에 발표한 시 "풀"은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시인은 4.19를 계기로 강한 현실 의식에 바탕을
둔 참여시에 가담하였다.(창작과 비평, 1968)

"풀"은 겉으로는 단순한 자연시, 혹은 서정시로
비칠 수 있으나 김수영 특유의 저항정신과 우리
사회의 억압된 현실, 그리고 부활의 희망이
은유적으로 투영되어 있다.

시인이 이 시를 통해 전하려고 한 메시지는
시인이 스스로 겪은 현실—민주화 운동, 시위,
그리고 일상에서의 억눌림—에서 비롯된 것이며,
풀이라는 소재는 가장 낮고 약한 자, ‘민중’을
직유 또는 은유적으로 표상한다.

시인은 풀을 통해 압제받고 좌절하는 약자의
반복되는 고통과 동시에, 그들이 끝내 일어서는
불굴의 의지를 노래한다. 이는 단순한 자연의
이치를 넘어, 시대와 사회에 대한 깊은 고뇌와
성찰이 담긴다.

♤주제 : 풀의 끈질긴 생명력
♤시의 구성
1연 : 풀의 나약함과 굴복 (풀이 눕는다)
2연 : 시련과 고통의 반복, 바람과 풀의 대조
3연 : 풀의 부활과 희망의 메시지(먼저 일어난다,
먼저 웃는다)
시의 구조는 억압(눕는다)-고통(운다)-회복(일어
난다)-희망(웃는다)으로 순환적으로 이어지며,
이는 인생과 사회, 역사 속 인간의 처지와 깊이
연결된다.

"풀"
너무도 평범한 존재 하나가 세상을 바꿔낼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내 삶의 작은 고통 역시 언젠가 다시 일어설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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