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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설 행간 모음

봄은 / 신경림

전승기 2024. 4. 9. 08:11



봄은 / 신경림


봄은
남해에서도 북녘에서도
오지 않는다.

너그럽고
빛나는
봄의 그 눈짓은,
제주에서 두만까지
우리가 디딘
아름다운 논밭에서 움튼다.

겨울은,
바다와 대륙 밖에서
그 매운 눈보라 몰고 왔지만
이제 올
너그러운 봄은, 삼천리 마을마다
우리들 가슴속에서
움트리라.

움터서,
강산을 덮은 그 미움의 쇠붙이를
눈 녹이듯 흐물흐물
녹여버리겠지.    


남원 요천수 승월교의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