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매화마을
2024. 3. 4.
##
구례 산수유 마을에서
노랗게 핀 산수유 꽃을 보고
섬진강을 따라 구례 화개장터 하동으로 내려가
섬진교를 건너 광양 매화마을에 닿았다.
섬진강변에 지천으로 핀 매화,
그 겨울을 이겨내고 봄을 알리는 첫 꽃으로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매화 시로 꾸며보았다.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 김용택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 서럽게 서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게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서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푸른 댓잎에 베인
당신의 사랑을 가져가는
흐르는 섬진강 물에
서럽게 울어는 보았는지요

매화를 찾아서 / 신경림
구름떼처럼 모인 사람들만 보고 돌아온다
광양 매화밭으로 매화를 보러 갔다가

매화는 덜 피어 보지 못하고
그래도 섬진강 거슬러 올라오는 밤차는 좋아

산허리와 들판에 묻은 달빛에 취해 조는데
차 안을 가득 메우는 짙은 매화향기 있어
둘러보니 차 안에는 반쯤 잠든 사람들뿐

살면서 사람들이 만드는 소음과 악취가
꿈과 달빛에 섞여 때로 만개한 매화보다도
더 짙은 향내가 되기도 하는 건지

내년 봄에 다시 한번 매화 찾아 나섰다가
매화는 그만두고 밤차나 타고 올라올까

매화꽃이 필 때면 / 박노해
청매화가 필 때면
마음이 설레어서
아침길에도 가보고
달빛에도 홀로 사 서성입니다

청매화 핀 야산 언덕에
홀로 앉아 술잔을 들고
멀리 밤기차가 지나가는 걸 바라보면

아, 그리운 사람들은 왜 멀리 있는지
꽃샘 바람에 청매화 향기는
나를 못살게 못살게 흔들고

그대가 그리워서 얼굴을 묻고
하르르 떨어지는 꽃잎처럼
그냥 이대로 죽고만 싶습니다

홍매화 / 도종환
눈 내리고 쌓여 소백산 자락 덮어도
매화 한 송이 그 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 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은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속 홍매화 한 송이

매화 사랑 / 김남조
새봄의 전령
매화가 피었습니다.

매화는 첫새벽 샘물 위에
이슬 설픗 얹히듯이
고요히 피어납니다

매화는
꽃이면서 정신입니다
눈 그치면 꽃 피자 꽃 피자고
스스로 기운 돋우는
용맹한 분발입니다

가장 오래 머무는 꽃도
마음속 날마다의 매화입니다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여행> 동백꽃 향연 카멜리아힐 (1) | 2024.03.06 |
---|---|
<제주여행> 제주의 봄~유채꽃 (0) | 2024.03.06 |
노랗게 물든 구례 산수유마을 (0) | 2024.03.04 |
임실치즈테마파크 국화축제 (0) | 2023.11.07 |
<제주여행> 걷기의 사유~올레길 16코스(하귀~애월~한담) (0) | 2023.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