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봉~구봉산 산행
2023. 11. 2.
♤코스 ; 운일암반일암~구름다리~명도봉(2km)~복두봉(5.5km)~구봉산(2.6km)~5봉 구름다리~구봉산주차장 (총 15.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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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고독에 몸부림치다 멍이 든
아름다운 낙엽길을 걸었다
낙엽을 밟으면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지금도
귓전에 울린다
산길을 걸으면서
수북한 낙엽을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울었다
오늘 산행 날머리 구봉산...
주차장에 차 한 대를 남겨놓고 들머리인
운일암반일암으로 이동했다.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단풍드는 날* 일부 / 도종환)
산행 개념도
이동경로
산행 시작지점인 운일암반일암 주차장
뒷편으로 가야할 명도봉이 우뚝하다.
계곡 구름다리 위로 새로 생긴 구름다리가
빨래줄처럼 걸쳐져 있다.
저 구름다리를 꼭 만들어야 했을까??
새로 생긴 구름다리 위에서 계곡 풍경
도덕정 방향의 풍경
구름다리 건너 명덕봉이 우뚝하다.
반대편으로는 우리가 가야할 명도봉이 보이고
구름다리를 지나 명도봉으로 향한다.
참나무류의 활엽수는 나뭇잎을 떨구고
가장 찬란한 빛깔로 불태웠을 단풍나무는
잎이 떨어질 줄 모른다.
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 밟는 소리를...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운일암반일암 주차장에서 올라온 길과
칠은이골 입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본격적으로 명도봉을 향해 올라간다.
급경사의 너덜길을 한참 올라갔다.
여름철이었으면 땀범벅이었을 텐데
걷기 좋은 날씨와 시원한 바람 한 줌에
발걸음이 가벼웠다.
명도봉 정상 853m
명도봉에서 운장산 방향 풍경
가운데 뽀쪽한 부분이 운장산..
명도봉에서 구봉산 풍경
가야할 능선을 바라보며 한 숨 쉬어간다.
한참을 힘겹게 올라왔으니
급경사로 내려간다.
대부분 나뭇잎은 떨어졌으나
단풍잎 만이 유일하게 우릴 반겨준다.
닭발골 삼거리...
짧게 산행할려면 닭밭골로 올라 명도봉으로
내려가도 되겠다.
땀을 식히며 간식을 먹고 힘을 낸다.
일행이 준비해온 간식이 너무 훌륭하다.
단감이 무지 달다...
커피도 맛있고~~
키를 훌쩍 넘긴 산죽 군락지를 한참 동안 지난다.
바람이 몸에 스민다.
부스럭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에
상념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내마음에도 고운 가을의 낙엽을 쌓아본다.
낙엽...
그 이름 만큼 시적이고 낭만적인 것은 없다.
능선에서 본 안정마을과 멀리 구암 마을이
구봉산 골짜기 깊숙이 파고들어 자리잡고 있다.
복두봉에 가까이 갈수록 키를 넘긴 산죽이
무성하다. 길이 산죽에 파묻혀 초행길이면
길 찾기가 쉽지 않을 듯 하다.
산죽 잎이 얼굴을 스쳐 서서 가는 것보다
낮은 자세로 가는 것이 좋을 정도였다.
산죽 군락지를 어렵게 통과하고
복두봉 북사면으로 올라 만난 복두봉 이정표..
명도봉에서 오는 길과 칠은이골 임도에서
올라온 길이 만나 복두봉으로 오른다.
복두봉 정상 1018m
사방으로 틔여 전망이 좋다.
5~6년 전에 칠은골 임도를 mtb자전거로 타면서
여기까지 두세번 왔었다.
칠은이골에서 운장산 자연휴양림까지 임도를
자전거 타고 다녔는데..
오늘 산행으로는 처음이다.
가야할 구봉산 능선 2.6km
복두봉에서 구봉산까지는 등산로를 깔끔하게
정리해서 명도봉에서 오는 길과는 큰 대조를
이루었다.
길이 좋다고 다 좋은게 아니다.
급경사의 내리막이 긴장의 끈을 부여잡게 한다.
한참을 내려오다 마지막 구봉산 정상으로
힘겹게 오른다.
구봉산 정상 1002m
구봉산 정상에서 진안 마이산도 보이고
구봉산 정상에서 5봉의 구름다리와 주차장,
용담호수의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보인다.
8봉으로 내려가는 급경사 계단
생강나무 잎이 노랗게 물들어
가을 분위기를 물씬 풍겨준다.
떨어지지 않는 나뭇잎이 보기 좋다.
비록 말라 비틀어졌을지라도..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움을 새롭게
해주고,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 할지 깨우쳐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 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구봉산 능선에 산그림자가 드리운다.
봉오리와 봉오리 사이를 이리저리 비틀어가며
계단길은 이어진다.
제7봉에서 우리가 걸어온 능선이 한 눈에
들어왔다. 오른쪽이 명도봉, 솔잎 아래가
복두봉...
가을을 간직한 단풍이 예쁘다.
구봉산은 9개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9봉을 제외한 8개의 봉우리 높이가 비슷하지만
오르고 내리는 고도차가 커서 체력소모가 많은 편이다.
가파른 산길 곳곳에는 고정로프 구간과 사다리 수준의 계단 구간이 널려 있다.
4봉과 5봉 사이에 구봉산의 랜드마크인 붉은색
구름다리가 뻗어 있다. 해발 740m 지점에 시공된
무주탑 현수교 방식이라 주변 조망이 뛰어나다.
그동안 구봉산은 금남정맥 최고봉인 운장산과
마이산의 명성에 가려졌었으나 구름다리로
인해 구봉산의 매력이 만천하에 알려지게 되었다.
9개의 봉오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주자창에 도착했다.
산행 마지막에 은행나무가 반겨주었다.
내려왔던 길을 되돌아 본다.
오늘 산행을 무사히 완주했다.
함께해준 친구들에게 감사드린다.
구봉산 주차장 주변의 단풍
구봉산 주차장 주변의 단풍
구봉산 주차장 주변의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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