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와온해변 노을길을 걷다

와온해변을 걷다.

2023.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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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첫 날...
여유있는 하루의 시작이다.

벌교에서 점심으로 꼬막을 먹고
순천만으로 갔다. 더 자세히 말하면
와온해변으로 갔다.
갯벌을 보기 위함이었다.

와온해변에 넓게 펼쳐진 갯벌이 좋고
갯벌 냄새를 이리저리 싣고 다니는
바람의 흔적이 좋아서다.

오늘은 갯벌에 물드는 노을 보고 싶었다.

와온해변의 노을
낙조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와온해변
앞에 있는 솔섬 너머로 해가 넘어가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순천만 습지는 남파랑길 61 코스면서
순천지역 남도삼백리길 1코스에 해당한다.
 
 
 

와온해변은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있어
꼬막의 종균을 번식시키기 좋은 곳이어서
꼬막 양식을 많이 한 것 같다.
 
 
 

와온해변은 남서쪽으로는 고흥반도와 순천만,
동쪽으로는 전라남도 여수시 율촌면 가장리에
인접한 조용한 해변으로 길이는 약 3km 정도다.

 
 

와온해변은 전라남도 순천시 해룡면 상내리
와온마을에 위치한 해변으로 한 스님이 인근
상봉우리에 있는 바위를 보고 소가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으며, 산 아래로 따뜻한 물이
흐른다고 말해 이후 부터 와온(臥溫)이라
부른다고 한다.
 
 
 

갯벌에는 꼬막 양식에 쓰이는 도구들이 즐비하다.

 
 

오늘 트레킹은 와온해변 주차장을 출발하여 
용산전망대~순천만 습지 갈대군락지까지
다녀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용산전망대 입구부터는 3월말까지
철새보호 등의  이유로 출입이 통제 되었다.
 
 
 

갯벌 너머로 봉화산이 보이고 산 밑에
삼백리길 1코스 종점인 화포가 
가깝게 와온과 마주 보고 있다.
 
 
 

와온해변 전망대...
망망대해라기 보다는
바닷물은 달빛따라 흘러가고
갯벌이 한없이 펼쳐져 있다.
 
 

순천만 갯벌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해 생물권 
보전지역이다.
 
 
 

갯벌 위에 한 점 솔섬..
솔섬은 해넘어가는 저녁 놀과 어우러지면
존재감이 더욱 또렷해진다.
 
 
 

차가운 바람에 온기가 찾아올 때면
동백꽃은 화려하게 피어난다.
 
 
 

북서풍의 해풍에도 홍매화는 활짝 피었다.

 
 

갯벌 냄새를 가득 품은 춘풍은
매화를 제일 먼저 자극했나보다.
 
 
 

순천만 갈대길 안내도

 
 

찬바람에 목이 꺾인 갈대는
일제히 한방향을 응시하고 있다.

 
 

갯벌 변두리에 우뚝 솟은 갈대밭.
갈대는 갯벌의 수질을 정화시켜주는 역할도
하면서 흑두루미 등 철새들의 안식처이기도 하다.
 
 
 

새들은 먹이 찾아 평야지 논으로 갔는지
갈대밭은 정적에 쌓이고
바람에 서로 부딪쳐 비벼대는 갈대 울음소리만
밀려왔다 멀어진다.
 
 

갯벌이 드러나면 S 모양의 물길이 아름답다.

 
 

갯골과 솔섬...
겨울인지라 게 구멍은 흔적으로 남고
생명체는 보이지 않는다. 
 
 
 

와온공원에는 해풍을 맞은 매화밭에
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다.

 
 

어떤 시인은 매화를 이렇게.....
 
봄 햇살 타고 온
낭군님 기다리 듯이
움푹 패인 보조개로
눈웃음으로 마중하는
봄 처녀 같더이다
(매화사랑/ 김현주)


 

바람은 순례자의 옷깃을 흔들고
먹이 사냥에서 돌아온 철새 몇 마리가 
머리 위를 선회한다.
 
 
 

와온해변에 그림자가 길게 누웠다.

 
 

와온해변은 모래사장 대신 갯벌이 길게 뻗어 있다. 
바닷물이 물러나고 갯벌이 드러나면
마을 주민들이 뻘배를 타고 새꼬막, 칠게 등을 어획한다. 


 

해변 중간에 위치한 솔섬 뒤로 황금빛 노을이
드리워진다.


 

순천만의 노을은 하늘만 채운게 아니라
노을은 땅위에도 진다.
갯벌위에 썰물이 남기고 간 작은 웅덩이
위에도 노을이 살아 떠있다.


 

해는 다졌지만 해의 숨결은 여전히 짙다.

하늘에는 노을이 장관이다.

 
 
 

서편 하늘에만 노을이 빚어진 것이 아니라
동쪽과 남쪽, 북쪽 하늘 모두 노을이 진다.
 
 
 

노을빛이 다 스러지고 난 뒤
갈대밭은 어둠에 잠긴다.
아름다운 노을이 펼쳐진 뒤의
저녁 어둠은 부드럽다.
 
불빛이 빛나기 시작한다.
화포의 불빛
와온의 불빛
어떤 불빛들은 밤을 지새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