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덩굴
2017. 2. 18
경남 사천 신수도
노박덩굴은 이름 그대로 덩굴나무다.
혼자 힘으로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무를 타고 기어올라 햇빛을 차지하려 든다. 그
래도 나무갓을 완전히 덮어 버리는 칡과는 달리 올라가는 길
을 빌려준 나무에게 큰 피해는 주지 않는다.
비교적 크게 자라는 덩굴로서 길이 10미터, 굵기는 어른
발목만큼 자라기도 한다.
노박덩굴은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나 흔히 만날 수 있다.
기후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서다. 땅가림도 심하지 않다.
조금 건조하거나 습해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그래서 산을 오르다 보면 등산로 옆이나 길섶에서 눈에 잘 띈다.
산길의 길섶은 언제나 정겹다.
계절에 따라 꽃이 피고 풀벌레가 있고 산새가 먹이를 찾는 곳이다
잎은 손바닥 반만 하며 타원형이다.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어서 잎 모양이 닮은
다래나무의 바늘톱니와 구분된다.
암수가 다른 나무이며, 늦봄에 잎겨드랑이에 4~5개, 많게는 10개씩
손톱 두 개쯤 되는 크기의 연노랑 꽃이 핀다.
노박덩굴은 숲속의 평범한 나무로 평상시에는 사람들에게 별로
각광을 받지 못하지만, 열매가 익는 늦가을이 되면 갑자기
등산객의 눈길을 끈다. 콩알 굵기만 한 노란 열매가 가을이
깊어가면서 껍질이 셋으로 활짝 갈라지면서 안에 들어 있던
빨간 ‘보석씨앗’이 곱게 얼굴을 내밀기 때문이다.
고급 루비를 본 적은 없지만 붉음이 이 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을 것 같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받아 코발트색의 맑은
하늘과 대비라도 될 때는 자연이 만들어낸 색깔의 기막힌 조화가 눈을 부시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