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재(여산재)와 위봉산 임도 라이딩
일시 : 2013. 8. 25(일) 10:00 - 14: 30
코스 : 소양 교통문화연수원 - 위봉폭포 - 송곳재 - 다자미마을 - 단지마을 - 위봉산 임도 - 대흥 임도 -
오도재- 오송지 - 연수원
소요시간 : 3시간 09분
이동시간 : 4시간 30분 (물놀이 포함)
이동거리 : 41.6 km
24일(토)은 종일 비가 내렸다. 새벽녁에는 소나기성 비가 내리더니 아침부터는 가는 이슬비가 내린다. 혹시나 비가 그칠까 조바심을 가지며 창밖을 내다 봤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다닌다. 비가 그치면 광덕지 불재 쪽으로 나갔다 와야지 마음을 다잡지만 비는 하루 종일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포기하지 못하고 거실에서 안절부절 창밖으로만 눈길이 간다....
25일 일요일 새벽...비는 그치고 창박으로 보이는 고덕산, 기린봉, 행치봉, 두리봉, 묵방산 줄기에 안개가 가득 찼다..
오늘은 날씨가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새벽에 5시가 조금 넘었는데 각시가 깨운다. 산책 가잔다.. 인후공원으로.. 날씨 좋으면 잔차 타야되는데... 혼자 같다 오라니까 투털거린다.. 여자 혼자 어둑한 새벽에 내 보낸다고... 누가 가랬나???? 이불위에서 뒤척이다. 벌떡 일어났다..간단히 차려 입고 밖으로 나갔다. 아파트 5바퀴..약 4.5km 를 1시간 동안 걷다.. 뛰다,,,몸을 풀고 들어왔다..그때 각시도 들어오고..
라이딩 할 장비를 챙기고, 체인에 기름을 먹이고, 비온 후라 파인 길과 돌덩이가 많을 것을 예상하여 타이어 공기압도 넉넉히 체크한다.
송광사에 주차를 할 요량이었으나, 마음이 바뀌어 소양면사무소로 할까? 하다 지나치고 소양 교통문화연수원에 주차를 하였다.
스포츠용 고글을 새로 장만하여 처음 써본다. 쓰고 주변을 살피니 안경과 달리 휘어져있어 돗수가 있어보인다.. 커버의 색도 너무 진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쩌겟는가? 거금을 주고 장만했는는데... 색이 조금 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 장만할 기회가 주어지면 연한 색으로 사야지....
오늘 코스는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송곳재와 위봉산 임도길을 택했다. 조금 힘든 코스가 될 것 같다.
상쾌하게 출발하여 위봉재를 넘기 시작했다.. 평소와 다르게 조금 힘이 들어간다.. 아침에 1시간 동안 운동을 하여서 그런가?? 그래도 힘차게 패달을 굴렸다. 오늘따라 지나가는 차들도 유난히 많다. 어제 비가 와서 오늘 물놀이 가는 사람이 많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이 고개를 올랐다.. 드디어 다운힐.. 위봉 마을을 지나고 터널을 지나고 위봉폭포 전망대쯤에 왔을때....
전망대 바로 앞 내리막길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그때 속력은 시속 약 50km정도 였을 것이다.. 약한 커브를 돌려는데 갑자기 자전거 앞바퀴가 지그재그로 떨려서 핸들을 제어하기가 힘들어 졌다. 급했다. 잘못하다간 가드레일에 부딪히게 생겼다. 간신히 속도가 줄어들면서 가드레일을 피하고 내 의지와는 상관 없이 자전거가 비틀거리고 앞바퀴는 여전히 부르르 떨며 도로 중앙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자전거가 멈췄다. 천만다행이라는 생각.. 순간의 긴장감이 공포에 가까왔다..이렇게 사고가 나는구나..내가 핸들을 놓치고 쓰러졌으면 어떤 상황이 되었을까?? 끔찍했다.. 이렇게 안전하게 멈춰 준것에 감사했다.
잔차를 갓길로 가져가 앞바퀴를 살펴봤다. 잔차 림이 휘어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었다. 바퀴는 멀쩡했다. 브레이크 라이닝도 멀쩡했다.. 그럼 어떻게 된 일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시속 50km 이상되는 내리막길 커브길에서 속도를 줄인다고 뒷브레이크 보다 앞 브레이크를 먼저 약간 강하게 잡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잡는순간 무게중심은 앞으로 쏠리고 뒷브레크 때문에 속도가 줄면서 앞 쇼바에 힘이 강하게 가해지면서 쇼바가 상하 진동을 했던것 같다. 이런 위급 상황에서 순간을 해결하기 위해 핸들을 꽉 잡고 침착하게 제어한 내게도 감사함을 되뇌었다...정말 천만 다행이었다...이 순간을 극복하지 못하고 넘어졌다면 아마 큰 사고가 났을 것이다.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모습이 뇌리에 어른거린다 .
이길은 그동안 몇 십번을 다닌 길이다. 이런 일은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은 방심이었다.. 자만이었다.. 조금 빨리... 속도를 더 내보고자 하는 자만 이었다... 멋진 폼으로 내려가 보자는 어리석음 이었다...이 일을 계기로 잔차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잔차 타면서 무엇보다 중요한게 첫째가 안전.. 둘째도 안전...셋째도 안전이다.. 잔차를 타면서 몸에 새겨둬야 겠다.. 몸이 다치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건강해 지기 위해 잔차를 타면서 다치면 무슨 소용 이겠는가? 안 타는 만 못하지 않는가?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마음과 잔차를 진정시키고 송곳재 임도를 탔다. 초입 부분은 완만한 경사길이다. 자갈이 많다. 어제 비에 파인 부분도 많다. 힘겹게 오른다. 고갯길 정상까지는 약 6km 정도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20여분 거칠게 올라가 잠시 휴식을 취했다..주변에는 한봉 벌통이 많이 놓여있다. 아마도 다자미 마을 주민들이 벌통을 놓은 듯하다. 오늘도 주민으로 보이는 사람이 꿀을 채취하고 있다. 송곳재 정상 부분은 벌목으로 새로 임도길을 만들었다.. 출입금지 가로막이 놓여 들어가지는 못한다.. 드디어 가장 힘든 부분에 도달했다. 강한 업힐 구간으로 약 500m 가 시향정까지 오르는 힘든 구간이다. 체력 테스트 구간이다. 온힘을 다하여 페달질 한다. 끌바도 하고 싶다.. 끙끙대며 페달링으로 드디어 시향정에 도착한다. 멀리 내다 보이는 전망.. 서방산, 위봉산, 종남산. 뒤뜰봉... 조망이 좋다. 네리막길 초입부터 조그만 다리까지는 심한 다운힐이다.. 자세유지하며 멀리 보면서 앞 브레이크를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속도를 낸다. 잔차 탈때의 즐거움은 아마도 속도감 있는 다운힐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앞에서 처럼 위험은 도사리고 있지만 말이다.. 업힐 때는 체력의 한계점을 느끼면서 도전하는 아름다움과 성취의 기쁨이 있고, 다운 힐때는 속도감으로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려 보내는 스릴이 있기 때문이다.
다자미 마을로 내려와 입석마을 지나 단지 마을로 향한다. 수봉천 주변 산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어제 내린 비로 수량이 풍부하고 물도 맑다. 냇가의 자갈이 반질거리면 빛난다. 물이 너무 투명하다. 물속으로 빠져들고 싶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물놀이를 하는 모습, 웃음소리, 이야기 소리가 여울물 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합창을 한다. 메아리 친다. 행복한 시간이다..난 안장 위에 있고... 조금 아쉽다. 물놀이가...
단지마을로 접어들었다. 위봉산 임도길이다. 오토캠핑장에는 늦 여름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가족단위의 캠핑족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임도 초입의 물가에서 몸을 시히면서 간단하게 빵을 먹고 에너지를 충전했다. 12시 35분 햇살은 따갑다. 비가 오고 난 후라 하늘은 파랗다. 강한 자외선에 반자비 입고 온것이 걱정이다. 그래도 가야지. 항상 그렇지만 임도 초입은 빡센 업힐이다. 20여분은 힘들게 올라가야 된다. 생각할게 하나도 없다. 잡념도 없다. 오로지 이 구간을 빨리 벗어 나야지 하는 생각 뿐이다. 페달링에 온 힘을 쏟는다. 그러면 어느덧 고개마루에 올라선다. 그때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주변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구불구불한 경사길을 잘도 올아 왔네..저 길을 올라왔구나. 장하다.. 다리야 수고했구나... 오전에 지나왔던 원등산 줄기, 송곳재, 학동재, 멀리 운장산 자락이 넘실거리며 구름에 숨었다 나타나곤 한다. 그래도 이길은 송곳재 길보다는 편안하다. 송곳재는 계속 오르막으로 오르다가 시향정부터는 다시 내릭막 그것으로 끝난다. 그러나 위봉산 임도는 업힐과 다운힐이 반복되는 재미있는 길이다. 이런 점이 송곳재보다는 위봉산 임도를 자주 찾는 이유이다. 30여분 오르면 산허리를 따라 C자 모양으로 휘면서 강한 업힐 구간을 만난다. 약 500여 m 거리를 시속 5~6km 속력으로 천천히 극복하고 나면 그리 어렵지 않게 라이딩 할 수 있다.
임도 끝 삼거리에 거의 다왔을 무렵 조그만 폭포를 이룬 계곡 물이 흐르는 것을 보고 지나쳤다. 되돌아왔다. 조금 쉬면서 땀도 식힐 겸해서..
헬멧을 벗고 얼굴을 씻었다. 아쉽다.. 상의를 벗엇다. 수건으로 몸을 닦았다...시원했다.. 발이 꼼지락거긴다..그래, 신발 양말을 벗었다. 물에 담구었다.. 정말 시원했다.. 이왐이면... 온 몸이 시원하면 더 좋지 않겠는가... 아무도 지나는 사람이 없지 않는가... 하루종일 지켜봐도... 누울자리를 살펴 돌을 치우고 누우니 내 한몸 들어갈 공간으로 딱이다. 하늘을 본다. 나무가지에 가려 하늘은 점점이 보인다. 언제 이런 호사를 부려 봤던가 생각해 본다. 없다. 이렇게 계곡물에 누워 시원함을 느낀 적이 평생 한번도 없었다. 대학생 때 지리산 뱀사골로 놀러가서 물에 발을 씻어 봣지만 몸을 담근적은 없다.. 사람이 없다.. 누가 이런 길에 관심이나 가질 것인가?? 잔차를 타니 이런 즐거움도 있구나...힘써가며 앞으로만 갈려고만 애쓰지 말고 가끔은 이렇게 쉬었다 가는 것도 큰 줄거움 이구나...
위봉산 임도 마지막 부분은 삼거리로 왼쪽으로 내려가면 입석마을이고, 오른쪽 시멘트 포장길로 올라서면 대흥 임도길 오도치까지 약 4km..
대흥 임도길로 접어든다. 이길은 자갈보다 큰 돌이 많이 깔려있다..날카로운 돌 때문에 잘못하면 빵구의 위험도 있다. 되실봉에서 올라오는 등산길과 만나는 정상부 까지는 꾸준한 오르막이다. 올라갈수록 조망은 좋아진다. 올라온 길들이 구비구비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인간의 손길은 정말 무섭다. 어떻게 여기까지 길을 냈을까? 길이 있어 잔차를 타고 여기가지 올라 왔건만 파헤쳐진 산허리를 보면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자연은 얼마나 치유 능력이 좋은지.. 몇년만 지나면 주변에 나무들이 자라 울창한 숲이 파헤쳐진 길을 가려준다. 그런 일이 없었던 것 처럼... 정상부에서 숨을 고른 후 오도치까지 내리막길이다.. 새로 난 길이라 자갈이 많다. 그렇지만 다운힐을 만끽하면서 즐길수 있는 구간이다. 잘못하면 넘어질수 도 있지만 집중하면서 균형잡아가면서 신나게 내려가면 된다.
오도치..지난달에 오스갤러리쪽에서 오도치로 올라오려다 들머리를 잘 모르고 들어서다 되돌아갔던 곳이다.. 이제는 길이 눈에 익는다.. 오스갤러리를 지나 산수촌 한증막 표지석에서 임도 들머리가 시작된다. 내려오는 길은 신나는 다운힐이다. 온 몸을 비틀어가면서 내려오는 쾌감이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이해를 못한다.
오늘은 조금 힘든 라이딩이었다. 오늘의 코스는 송광사, 원등산, 위봉산을 아우르는 구간으로 누구에게나 추천해보고 싶은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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