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도지민
잠에서 깨어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런 한 사람 내게 있음이
조용한 산 길
끝없이 함께 걸으며
내 얘기 귀담아 들어주는
그런 한 사람 내게 있음이
비바람 불고
안개 자욱한 날
아늑한 토담집에서
녹차 한 잔만으로도
종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그런 한 사람 내게 있음이
어디선가 낮익은 듯
바라볼수록 정감이 들고
끝없이
그렇게 마주 바라만 보고픈
그런 한 사람 내게 있음이
안녕 하고 돌아서는 순간
그만 그리움이 목젖까지 올라와
차마 발길 떨어지지 않는
그런 한 사람 내게 있음이
지나다 무심코 들린 듯
사랑스런 들꽃 한 움큼으로
멋적은 얼굴 가리고 나타나
기실은 나보다 더 나를 그리워하는
그런 한 사람 내게 있음이
길고도 긴
그리움의 끝자락에서
아,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
그런 한 사람 내게 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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