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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소설 행간 모음

<행간 보기>고산자 --박범신

전승기 2014. 10. 23. 10:40

 

고산자 (김정호) -- 박범신
2014. 10. 21-24

 

 

드높고高山子, 외롭고孤山子,

꿈을 잃지 않았던

고산자 古山子...

 

그는 누구일까....

<고산자>란 책으로

가까이 다가가 본다.

 

 

p16

그에게 있어 지도는 저울과 같다.

 

사람살이의 저울이요

 세상살이의 균형추요

 생사 갈림길의 나침반이다.

 

손쉽게 요긴함과 해로움을 알아보게 하고,

완만한 것과 급한 것,

너른 것과 좁은 것,

먼 것과 가까운 것을

미리 분별하게 할 뿐 아니라,

시기를 살펴 위급할 때

가희 생사를 손바닥처럼 뒤집을 수 있으니

어찌 이것을 만민의 저울이라 하지 않겠는가. 

 

 

p62

그는 어렸을 적부터 땅의 형상과

물의 굽이굽이에 관심이 많았다.

 누가 시켜서 그리 된 것은 아니었다.

물길과 산의 흐름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끝나는지 이상할 정도로 언제나 궁금했다.

 

저 굽이에서 물이 시작되는가 하고  달려가 보면

 어떨 땐 더 큰 물줄기를 만나고,

저 꼭대기에서 산이 시작됐는가하고 써 오륵 나면

또한 더 큰 산이 그의 눈 앞을 가로막는게 신묘했다.

 

길이 길로 이어져 끝이 없는 것처럼,

물은 물대로 산은 산대로

 제 몫몫 이어져 끝이 없었다.

사람은 물과 산을 따라서 그것에 기대고 사는 바,

길이 있기 전에 이미 물길과 산맥이 있었을 것이라

그는 생각했다.

 

 

 

p63

그는 어디든 가고 싶었다.

 

바람은 언제나 시도 때도 없이 불었다.

 

처음에 그는 길을 따라 다녔고,

다음엔 물을 따라 다녔고,

곱여덟 살이 넘어서는

주로 산을 따라 다녔다.

따라갈 수 있다면

새가 되어

바람조차 따라가고 싶었다.

 

 

 

p83

<산맥과 물길에 대한 고산자의 신념>

 

명산과 그로부터 뻗어내린 지산이 함께 붙어

이루는 것이 산의 큰 근본이다.

그 사이엔 홀로 우뚝한 것도 있고

나란히 솟은 것도 있고

중첩되어 있는 것도 있다.

 

아울러 본류와 지류가 한 덩어리 되어

물길의 큰 근본을 이루는 것 또한 자명하다.

그 안에서 돌고 돌아 흐르는 물길도 있고,

갈라져 흐르는 물길도 있고,

한데로 어우러져 흐르는 물길도 있고

흐르다가 말라버려 화삭처럼 남는 물길도 있다,

 

사람살이가 그렇거니와,

산과 물도 저 혼자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은 없다.

므릇 좋은 지도란

그 맥을 살펴 일목요연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p153

<법구경, 애호품 2>

 

사랑하는 사람 가지지 마라

미운 사람도 가지지 마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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