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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 라이딩

칠은이골- 복두봉-각우목재 라이딩 후기

전승기 2013. 9. 4. 13:40

운일암반일암 칠은이골- 복두봉-각우목재 라이딩 후기

 

#일시 : 2013. 9. 3(화)

#참가자 : 미호천 지기님, 바오로님, 부르르님, 화산님, 라일락님, 슈팅스타님, 옹달샘 (7명)

#소요시간 : 5시간

#이동시간 : 7시간 20분

#경로 : 살롬수양관 출발 (10:00)-정수장 출발(10:30)-칠은이골 정상(13:00-13:40, 점심)

           -복두봉(14:00-14:20) -헬기장(15:00) - 곰직이산(16:00)-각우목재 정상(16:40)

          -내처사동삼거리(17:00) -살롬수양관(17:20)

 

 

 

칠은이골 라이딩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다...

<MTB 아름다운 동행> 식구들은 오늘 라이딩 코스를 운장산 칠은이골과 각우목재로 정했다. 지난주 토요일에 라이딩 계획을 세웠으나 서로의 시간 약속 때문에 취소되고 주중인 화요일인 오늘로 정하고 다시 움직이게 됐다. 미호천 지기님을 비롯하여 7명이 라이딩에 참가했다. 라이딩 하기에 적당한 숫자다.

 

칠은이골..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다. 초여름에 운장산 자락에 있는 각우목재는 가본 적이 있다. 화심을 출발하여 밤티재, 운일암반일암재, 각우목재, 부귀, 밤티재를 넘어 화심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재미있게 라이딩한 추억이 있다. 각우목재를 넘어가면서 가을에는 꼭 가봐야지 했던 곳이다. 지기님의 배려로 오늘의 라이딩이 진행된 것이다. 감사할 일이다.

 

초행길이라 샬롬수양관로 가는 길을 찾지 못했다. 주민에게 물어 알프스 식당 옆 칠은교 다리로 접어들어 9시에 도착하였다. 깊은 산중이어서 그런지 서늘함이 느껴진다. 엊그제는 그렇게 덥더니 산중은 산중인가보다. 오늘 일기예보에서 전주지역의 최저기온 14℃, 최고기온 28℃ 란다. 아침 저녁으로 시원함보다는 싸늘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갔다. 그래도 오늘은 구름이 약간 끼어 있어 땡볕은 피하면서 라이딩 할 수 있을 것 같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준비운동 삼아 휴게소까지 가봤지만 가게들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팔월 휴가철에 비하면 절간처럼 고요하다. 아침부터 주차하기 힘들 정도였던 주차장이 적막감에 휩싸였다. 주차한 차가 한 대도 없다. 방황하던 강아지도 늦잠 자는 주인장 때문에 허기진 모습이 역력하다..

 

일행이 다 모였다. 주변 풍관이 좋아선지 모두 기분이 좋아 보였다. 지기님게서 오늘 코스에 대해 설명하신다. 바오로님께서 추천하신 코스로 진행한단다. 칠은이골 정상에서 휴양림으로 내려가지 않고 등산로를 따라 싱클 코스로 각우목재까지 가는 흥미진진한 코스.....라고 자랑하신다.. 일행 모두 그냥 가는 거지 뭐... 줌마님들도 반대 의향이 없다. 좋단다. 나도 아무 이유달지 못하고 좋다고 승낙....이후에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르고 코스를 정했다...

 

출발부터 수원지 관리인과 실갱이를 벌이다...

출발이다. 출발 전에 라일락님이 정수장 쪽으로 가보니 문이 잠겼단다. 전화하면 되겠지.. 전화하여 문을 열어달라 부탁하니 출입허용이 안된다고 말하고 그 이후로 전화를 받질 않는단다. 정수장에 도착하니 무슨 군부대처럼 철망을 단단히 쳐놨다. 개구멍을 찾을 수가 없다. 바오로님이 전화를 시도한다. 조용한 말씀...갑자기 큰소리... 고함소리... 전화 끝... 예감이 불길하다.. 어찌하여 관리자가 정문으로 나타났다. 지기님과 실갱이가 시작됐다. 지기님도 대단하시다.. 관리인도 만만치 않다.. 큰 소리가 오가고.... 우린 구경군으로 전락... 지기님이 일단 후퇴하시고 부르르님, 화산님의 설득으로 관리인 혈압이 다운되면서 정상인으로 돌아왔다. 간신히 출입구를 통과하고 지기님과 관리인이 서로 화해하면서 출입구를 무사히 통과하였다..

 

칠은이골 정상을 향하여 페달질을 하다...

관리인과의 실갱이로 삼십분이 훌쩍 지나갔다. 이제 임도 시작이다. 오늘 일정은 반나절은 힘들게 올라가고 반나절은 신나게 내려가는 길이다. 몸 풀기도 전에 처음부터 심한 업힐이다. 조금 오르니 계곡물이 길을 가로지른다. 시원한 물줄기다.. 한여름에 여기에 몸을 담그면 부러울게 없을 것이란 상상을 해본다. 물을 만났으니 휴식.. 지기님의 모델이 되면서 한 바퀴 돈다. 한참을 올라 뒤를 본다. 온통 숲.. 인간의 손길이 닿은 흔적은 보이지 않고 첩첩 산중이다. 임도를 다니면서 항상 생각나는 것이지만, 이 깊은 계곡에 어떻게 길을 내놓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항상 든다. 삽이 아닌 포크레인이 있어 더 쉽게 길을 냈겠지만...이 인간들 칭찬을 해야 할지.. 혼을 내야 할지... 오늘 이 길로 잔차를 타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취할 수 있게 해준 일은 칭찬받을 일이지만, 길을 내면서 훼손되고 지나가는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파괴되는 자연을 보면 혼 낼 일이다. 그러나 이리저리 따지고 보면 모멘트 합이 제로이다. 그러니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오르는 도중 지기님은 항상 천천히를 외친다.. 주위 풍경을 즐기면서 가라고 말씀하신다. 옳은 말씀이다. 잔차를 타게 되면 앞만 보고 나아갈 줄만 알았지 옆과 주위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경주마가 골인지점을 향해 질주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기님의 지론.. 천천히 가자.. 옳은 말씀이시다.. 우리가 선수 될 것도 아니고 건강을 위해 하는 짓인데 선수 흉내 내는 것도 어색하다..

 

한 시간여 올랐을까 지기님의 바퀴에 빵구가 났다.. 오늘 지기님 일진이 사납다. 정수장 관리인과 핏대내며 말싸움하고 나서 기분이 별로인데 업친 데 덥친 격으로 빵구다. 초보자인 내가 항상 걱정스러운 게 있다.. 달리다 빵구가 나면 어쩌지??? 한 번도 빵구가 난 적이 없다. 생활 자전거로 5년 넘게 탔지만 빵구가 한 번도 나지 않았다. 그래서 궁금하여 자전거 샾 주인에게 물어 본 적이 있다. 이 잔차는 빵구가 잘 안나네요??? 햇빛 비치지 않는 곳에 보관하면 오래 간단다...하여튼 능숙한 손놀림으로 바퀴를 탈거하고 수리를 하신다. 유심히 수리하는 모습을 보자니.... 지기님 친절하게 설명해주신다.... 보는 것이 배우는 것이다.

 

힘겹게 올라 칠은이골 정상에 올랐다. 정상부에 정자가 호젓하게 놓여있다. 지나가는 객은 별로 보이지 않지만 이 정자는 항상 운장산 자락을 지키고 있다. 구봉산에서 복두봉 운장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에 있기에 등산객들에게는 휴식하기에 좋은 곳이다.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오후 한 시가 됐으니까 늦은 점심이다. 김밥, 고구마, 토마토, 오이 등 먹을 것이 많아 든든히 배를 채웠다..마음의 여유가 생기니 주변 경치가 들어온다. 그래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정자를 스쳐가는 바람이 차갑다...줌마님은 바람막이를 찾고.. 고도가 높으니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

 

복두봉 정상에서 풍경에 감탄하다...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 서둘러 복두봉(1018m)으로 간다. 여기서 복두봉까지 700m 거리의 싱글 길로 아기자기하게 이어진 능선 코스였다. 복두봉 바로 밑에 일부 잔차를 놓고 정상에 올랐다. 와!!!!! 탄성이 터져 나왔다.. 주변에 보이는 풍경이 장관이다. 능선들이 파노라마로 보이고 구름이 적당히 산자락을 가리워 보이는 모습은 가히 선경(仙境)이다. 가까이 동쪽으로 구봉산의 아홉 봉오리가 일봉부터 차례로 다가오듯 구봉이 눈앞에 멈춰 서있고, 뒤로는 덕유산을 포함한 호남정맥 줄기가 거대하게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구봉산을 등산할 때는 앞모습만 보았지 뒷모습을 이번이 처음이다. 북쪽으로는 대둔산 운암산등의 영봉들이, 남쪽으로는 마이산이 희미하게 자태를 뽐내고 그 뒤로 지난번에 갔던 덕태산 자리잡고 있다. 일행들은 감동스러운 모습으로 한껏 폼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였다..

 

 

 

복두봉에서 각우목재 정상까지 싱글코스를 정복하다... 

이제 복두봉에서 능선인 등산로를 따라 각우목재로 가기로 하였다. 그렇게 멀지 않은 듯 가까이 보였으나 나중에 지도로 거리를 가름해 보니 약 4km 의 거리였다(복두봉-운장산 5.6km). 초기 구간에는 그런대로 싱글코스의 면모를 보이며 재미져 보였다. 약 30분정도 지나니 타고 가기가 힘들었다. 어쩔 수 없이 끌바.... 이제 고생길이 시작이라는 것을 그때가지도 몰랐다.. 조금만 가면 길이 나아지겠지...이렇게 생각하며 헬기장 착륙장까지 갔다. 잠시 목을 축이고 출발..... 오르막이 심하다....아주 심하다....맨몸으로 걸어 올라가기도 힘들 것 같은 길을 계속 끌바... 어휴... 힘들다 말도 못하고 서로들 끙..끙이다... 바위와 절벽으로 이루어진 곰직이산(1100m)에 도착하였다. 고생한 만큼 보상도 있다. 주변 경치가 장관이다. 많은 산을 다녀봤지만 정상에서 느끼는 감동은 다르다. 이번은 여기까지 잔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나... 누가 여기까지 잔차를 가지고 올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렇기에 더욱 희열을 느끼는 것이다...

 

이제 내리막길이다.. 잔차를 타고 내려가긴 글렀다. 계단에다 급경사다... 끌바 수준이 아니다. 멜바다...내 잔차는 왜 이리 무겁노??? 다음에는 가벼운 잔차를 구입해야겠다.... 계속 이어진 내리막길... 30여분 내려왔나??? 저 멀리 각우목재 임도길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한다. 그래도 각우목재 까지는 한참 걸렸다..

복두봉-헬기장 착륙장(1시간)-곰직이산(40분)-각우목재(40분) ; 총 2시간 20분 소요됨

 

오늘 라이딩을 마무리하다...

드디어 각우목재 정상에 도착하였다. 운장산 휴양림으로 돌아서 이곳으로 왔으면 어땧을까?? 생각해 본다... 좀 쉬웠을까??? 그렇지도 않을 듯 싶다. 고생은 했지만 능선길로 왔던 길이 오래도록 많은 추억거리로 남을 것 같다. 이제 내리막길.... 내처사동까지 20여분 걸렸다. 이어 출발지인 샬롬수양관에 5시 20분 경에 도착하여 오늘 하루 라이딩 일정 마무리 하였다...

라이딩 계획을 세워 추진하신 지기님, 능선길을 인도하신 바오로님, 몸도 성치 않으면서 열심히 페달질하신 부르르님, 오랜만에 탄다고 너스레를 떤 슈팅님, 부부간에 라이딩을 즐기신 라일락님, 화산님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가을 단풍 예쁘게 들 때 라이딩 계획 다시 한번 세워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