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첫 눈 온 날
2015. 11. 26(목)
첫 눈 /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 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 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행치봉 극락암 오르는 길
첫 눈이 이렇게 많이 내리는 건 처음이다.
지난 가뭄을 못이겨 하루종일 펑펑 내렸다.
늦가을이 천천히 가는 걸까
겨울이 더디게 오는가 싶더니
솜털로 덮어놓은 것처럼
천지가 하얗게 변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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