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순간에 떠오른 사람이 있나요?
시 암송 ~ " 쉰 아홉번째 "
이문재 님의 " 농담 " ( 시집, 제국호텔,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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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 이문재 (1959~ )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해서
종은 더 아파야 한다
■ 느낌 한마디 ■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길을 걸을 때
함께 걸었으면 하고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
것일 게다.
이처럼 사랑은 거창한 고백이나 화려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순간에 불쑥 떠오르는
그리움과 함께 시작되는 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도,
맛난 음식을 앞에 두고도
아무도 생각나지 않는 사람...
이 사람은 인생의 풍파를 견디며 홀로 강해진
사람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저 지독한 외로움에
익숙해져버린 사람일 수도 있겠다.
마지막 구절이 특히 마음에 깊이 와닿는다
"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해서
종은 더 아파야 한다 "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더
커질수록,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질수록 더
아파야만 한다고....
삶도 사랑도 상처와 고통을 겪을 때 오히려
더 깊어지고 그 울림도 커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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