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현대 문학에 길이 남을 화답시.
박목월이 조지훈의 "완화삼"에 답한 시.
시 암송 ~~ "서른 일곱번째"
박목월 님의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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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삼백 리
술 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느낌 한마디 ■
♤주제 : 체념과 달관의 나그네
♤내용
¤ 나그네를 통해 우리의 전통적인 서정이라 할
수 있는 애달픔과 외로움을 드러내고 있음.
¤ 나그네의 순환 구조
1연 "길" ~2연 "나그네" ~3연 "길" ~4연 "나그네"
==> 도달점이 존재하지 않는 "나그네"의 여정.
길과 나그네의 반복은 무한히 떠나야만 하는
수동적인 삶과 현실에 당당하게 맞서지 못하는
체념과 달관을 의미함.
♤이 시는 1946년 발간된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의 3인 공동시집 청록집에 수록되었다.
♤이 시가 만들어진 데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다.
박목월이 고향 경주로 조지훈을 초대하였다.
조지훈은 경주로 찾아가자 두 사람은 문학과
사상과 일제 억압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때 경험했던 박목월의 인정과 경주의 풍물이
기억에 자꾸만 남았던지, 조지훈은 박목월에게
보내는 편지로 자신을 달래다가 완화삼을 지어
박목월에게 편지 삼아 보냈다.
<< 완화삼 / 조지훈
- 목월에게
차운 산 바위 우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우름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이냥 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 >>
이 편지를 받고 박목월 역시 조지훈과 같이 자신과
뜻을 함께할 수 있는 문학적 동지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쳤던 듯 한동안 통곡하고는 답하는 시를 적어
부쳤으니, 바로 "나그네"이다.
박목월이 완화삼에서 인상 깊게 읽었던 구절이
바로 "술익는 강마을의 저녁놀이여."였다.
그래서 시제 밑에 그 구절을 집어넣고 시구 속에도
술 익는 마을마다/타는 저녁놀 하는 싯귀를 넣었다.
♤시로서는 드물게 창작 배경이 만천하에 드러났
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 자체는 당대의 시대상황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자주 받는다. 이런 비판에서는
일제에 의한 수탈이 절정에 이르렀던 1940년대에
이 시에서와 같이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시골풍경이
어디 있느냐는 말이 일반적으로 언급된다.
게다가 '강나루 건너 밀밭 길'이라는 시어를 통해
이 시의 배경이 늦봄임을 알 수 있는데, 추수 직후
에도 수탈 때문에 먹을 것이 없었던 당시의 농촌
에서 보릿고개에 술을 빚는다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수준이 아니라 도피나 왜곡이라는 극평도
있다. (namu.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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