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설 행간 모음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전승기 2015. 11. 20. 08:34

 

 

11월의 나무처럼 / 이해인


사랑이 너무 많아도
사랑이 너무 적어도
사람들은 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
보이지 않게
큰 사랑을 주신 당신에게
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
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내어놓는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
고운 새 한 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
나도 작별 인사를 잘 하며
갈 길을 가야겠어요.